◀ 앵커 ▶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하는 건 이번 유엔 기후변화 회의의 핵심의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은 쪽은 주로 부자 나라고, 그로 인한 피해를 많이 본 쪽은 주로 가난한 나라죠.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들은 '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지원이 아니라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김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멕시코 해안에 사는 주민들도 터전을 잃었습니다.
40년 가까이 살던 집을 밀고 들어온 바닷물에 내줬습니다.
[셀리아 피가로라 베탄조/멕시코 주민]
"아이들이 여기서 자랐고, 손주들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지금은 모든 걸 잃었어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소를 일으켜 세워보지만 소는 발을 딛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풀이 말라죽은 케냐에선 가축 250만 마리가 굶어 죽었습니다.
[엔츄요토 세페이나/목축민]
"여기 보이는 이 소들 대부분이 가뭄으로 새끼 송아지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올해 유엔 기후변화협약 회의는 처음으로 기상이변으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의제로 채택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UN 사무총장]
"'손실과 피해'는 더는 덮어둘 수 없습니다. 이건 도덕적 의무입니다."
하지만 이 의무를 어떻게 다할 것인가에 대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 차가 큽니다.
'성서에 나올법한 홍수'로 사망자만 천칠백여 명, 국토 3분의 1이 잠긴 파키스탄.
"파키스탄이 배출한 탄소는 매우 적었지만 인류가 만든 재앙의 피해자가 됐다" (셰바즈 샤리프/파키스탄 총리)
선진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피해를 받았으니 선진국들이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남아공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우리 돈 11조 8천억 원을 내기로 하는 등 개도국에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은 대부분 나중에 다시 갚아야 하는 차관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결국 이는 개도국을 빚의 올가미에 내던지는 형식이라는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수랑겔 휩스 주니어/팔라우 대통령]
"오늘 우리는 가장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한 국가들에게 그들이 야기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촉구합니다."
지구 기상 이변을 일으킨 책임만 명백할 뿐 보상은 누가 얼마나 해야 하는지, 선진국의 친환경 정책이 국가 간의 또 다른 경제 격차를 만들어낼 시작은 아닌지 기후 총회는 여러 화두들을 안고 진행 중입니다.
MBC 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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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정인
온실가스는 선진국이 만들어놓고‥"지원 말고 보상하라"
온실가스는 선진국이 만들어놓고‥"지원 말고 보상하라"
입력
2022-11-0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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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11-0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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