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문제의 보고서를 직접 작성했거나 상관의 지시로 직접 삭제한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이 특별수사본부에 가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숨진 전 용산서 정보계장은 이들의 직속상관입니다.
삭제된 보고서는 어떤 문서였는지, 특수본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수사해왔는지 김세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이태원 할로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이라는 제목의 문건.
10.29 참사 사흘 전,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작성해 보고한 자료입니다.
"지난해 10만 명이 방문했고, 방역수칙 해제 후 첫 축제인 올해는 많은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특히 "해밀턴 호텔에서 이태원소방서 구간 등 많은 인파로 도로 난입과 교통사고 발생 등이 우려된다"며, "안전띠 설치와 주차단속, 이태원역과의 연락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대규모 인파에 따른 사고 발생 가능성이 용산서 내부적으로 공유됐던 겁니다.
그런데 참사 나흘 뒤인 11월 2일, 용산서 정보과 컴퓨터에 저장된 '보고서 원본 파일'이 삭제됐습니다.
경위를 조사한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당시 정보과 지휘부에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며 삭제를 지시하고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서를 작성한 정보관은 "압수수색과 포렌식을 하면 다 밝혀진다"며 지시에 반발했지만, 다른 상급자를 시켜 강제로 지웠다는 겁니다.
특수본은 지난 6일, 당시 용산서 정보과장과 숨진 정보계장을 입건했고, 어제는 보고서를 삭제한 당사자 등 용산서 정보관들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용산경찰서 정보관 (어제)]
"저는 그냥 사실 확인하려고 온 거니까‥ <보고서 삭제 정황 같은 거 조사받으신 거죠?> (답변을) 해도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정확히 인지가 안 돼서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용산서 안팎에선 숨진 정보계장에 대해 "상급자 지시에 따라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인데, 주범처럼 몰려 힘들어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앞서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의혹과 관련해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용산서 정보과장은 "해당 문건의 목적을 달성해 보안문서 관련 규정상 지체없이 폐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강재훈
영상편집: 송지원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김세영
삭제된 문건의 내용은?‥"주범처럼 몰려 힘들어했다"
삭제된 문건의 내용은?‥"주범처럼 몰려 힘들어했다"
입력
2022-11-11 19:45
|
수정 2022-11-11 21:1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