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책임지고 사고를 수습해야 할 컨트롤타워는 어디에 있는가.
특히 재난의 초기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상황을 틀어쥐고 빠른 대처를 하기 위해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참사의 재난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해석들이 엇갈립니다.
이유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10·29 참사 당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대기 비서실장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김대기 / 대통령비서실장 (지난 8일)]
"컨트롤타워는 중앙안전대책본부이고 국정상황실은 대통령의 참모 조직입니다. 대한민국의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닙니다."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김 실장의 발언 취지는 다음날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김대기 / 대통령비서실장 (지난 9일)]
"컨트롤타워는 중대본이고 대통령실은 이것뿐만 아니라 모든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지는 데죠."
하지만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재난 상황에서 안전을 책임질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 7일)]
"이 재난의 컨트롤타워, 안전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 맞습니다. 모든 국가 위험과 사무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에요."
재난재해가 발생 시 즉각적으로 범정부적인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 애매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통령과 핵심 참모의 해석까지 미묘하게 엇갈린 겁니다.
일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신이 컨트롤타워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8일, 국회 예결위)]
"(컨트롤타워가 어디라고 보십니까?) 최종 컨트롤타워는, 재난 구조라는 면에서는 제가 컨트롤타워가 맞습니다."
하지만 행안부는 10·29 참사 당시 발생 30분 이상이 지나서야 소방을 통해 사고를 보고받았고, 행안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대본 회의도 날짜를 넘겨서야 처음 열렸습니다.
112 신고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경찰 기동대를 출동시키는 문제, 응급의료팀 배치와 병원 이송 과정에 있어서도 중대본이 총괄 지휘한 흔적은 희미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정권에 따라 재난 컨트롤타워가 왔다갔다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 때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했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폐지됐습니다.
대신 문재인정부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통해 안보와 재난재해 대응을 총괄했지만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의 위기관리센터는 전통적 안보 문제 위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영주 교수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확하게 직보될 수 있는 이런 보고체계를 갖추는 그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참사 때마다 매뉴얼을 만들고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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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유경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실? 중대본? 엇갈리는 해석들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실? 중대본? 엇갈리는 해석들
입력
2022-11-11 19:53
|
수정 2022-11-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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