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정혜인

"남은 건 라면 5개"‥멈춰버린 긴급 복지

"남은 건 라면 5개"‥멈춰버린 긴급 복지
입력 2022-11-11 19:55 | 수정 2022-11-11 21:00
재생목록
    ◀ 앵커 ▶

    지난 9월, 정부는 각종 복지서비스들을 하나로 통합한, 이른바 차세대 복지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행정지원을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거였는데, 벌써 석 달째 먹통입니다.

    큰일인 게, 당장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가야 할 긴급복지 생계지원금까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피해는 더 커질 겁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은 건 라면 다섯 개.

    통장엔 7천255원.

    8개월 아들을 홀로 키우며 주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미혼모 A씨]
    "주위에 도와줄 가족도 없고 봐줄 사람도 없어요.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라면 먹고‥"

    긴급복지생계지원금도 끊기고,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신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미혼모 A씨]
    "(구청에서) '차세대 전산'이라는 걸 새로 개편을 했는데 그것 때문에 지연이 되고 있다고 하는 거예요.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냐고 물어보니까 어쩔 수 없다고 그냥 기다려야 된다고‥"

    즉석밥 네 개와 김 여섯 상자.

    20대 엄마와 4살 난 아들에게 남은 식량입니다.

    엄마는 아이가 먹다 남긴 밥으로 하루 끼니를 때웁니다.

    기초급여 수급자 선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미혼모 B씨]
    "절망적이었어요 사실. 또 이제 한 달을 어떻게 살아야 되지. 이 아기가 무슨 죄가 있다고. 얘가 굶게 될까봐 그게 좀 가장 두려웠어요."

    어느새 다가온 겨울 앞에 막막하기만 합니다.

    [미혼모 B씨]
    "제일 걱정되는 거는 이제 난방을 해야 되잖아요. 솔직한 마음으로 정말 간절하다는 말이 제일 맞는 것 같아요."

    차세대 복지시스템 오류 석 달째, 시간이 가면서 피해도 늘 거란 지적입니다.

    [유미숙 /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
    "체감은 굉장한 거죠. 아이와 엄마의 생명이 달린 거잖아요. (기초생활수급 신청자) 신규는 거의 다 지금 그런 상황인 걸로 알고 있어요. 소수가 아닐 수 있다는 거죠."

    '약자 복지'를 내세우며 정부가 추진해온 시스템에 오히려 사회 복지망이 멈춰버렸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편집: 권지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