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티보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이혁, 단독 인터뷰 "시련을 음악으로"

◀ 앵커 ▶

프랑스 최고 권위의 음악 경연대회 <롱티보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이혁 씨를 MBC가 파리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음악공부를 하던 중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초 학업을 중단했지만 "시련을 음악으로 승화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시청자들을 위해 결선곡을 직접 연주해주기도 했는데요, 파리에서 조명아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 리포트 ▶

프랑스 최고 권위의 롱티보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로는 21년만에 정상에 오른 피아니스트 이혁.

전날 밤 늦게까지 대회에 참여하고도 다음날 취재진을 맞이한 건 연습실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국제적인 경연에서 1위에 오른 소감은 의외로 덤덤하고 겸손했습니다.

[이혁/피아니스트]
"최선을 다해 연주했고 그렇기 때문에 정말 만족스러운 마음 하나뿐이었는데 큰 상을 갑자기 주시는 바람에 정말 감격스러웠고‥35분을 즐긴 것이 아무래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결선까지 오르며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8년 동안 공부했던 모스크바를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련을 겪었습니다.

[이혁/피아니스트]
"도시를 정리하고 떠나야 됐을 때는 굉장히 마음이 힘들었었습니다. 방공호에서도 연락을 하는 사이였던 그런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있었는데 전쟁이 발발했을 때부터 굉장히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기회는 파리에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쇼팽 콩쿠르에서 이 씨를 지켜본 파리 최고 음악학교 <에꼴 노르말>의 리비키 교수와 사제의 인연을 맺게 된 겁니다.

[마리안 리비키/ 에꼴 노르말 교수]
"그는 엄청난 레퍼토리를 저장할 수 있는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요. 음악에 조예가 있는 관중이든, 일반 관중이든, 적은 관중이든, 2천 명의 관중이든 상관없이 모든 관중을 매료시킵니다."

이혁 씨는 시련을 담아 연주했다면서 대회 결선곡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국내 팬들을 위해 다시 들려줬습니다.

[이혁/피아니스트]
"(결선 곡은) 굉장히 비극적이고 암울한 분위기를 띠고 있는 곡이어서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홀가분한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파리에서 MBC 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파리) / 영상편집: 민경태 / 영상제공: 롱티보 콩쿠르·마젤리에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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