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잉글랜드에 참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란은 어제 경기장 안팎에서 또 다른 의미 있는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는 이란 정부를 향해 응원단은 물론 선수들까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저항했습니다.
배주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응원할 때 입기 마련인 국가대표 유니폼 대신 '여성, 삶, 자유'가 적힌 옷을 입고 경기장 앞에 모인 이란 응원단.
국기를 든 채로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이란 시위대들이 널리 부르는 '바라예'라는 노래인데, 시민들의 고통과 슬픔을 담은 가사로 시위의 상징이 된 곡입니다.
이들을 지지하는 외국인들도 모여들면서, 이란의 첫 경기를 앞둔 카타르 경기장은 또 다른 저항의 장이 됐습니다.
[아미르 알리]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유를 위한 저항에 함께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이란 정부를 향한 항의는 경기장 안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자한바크시/이란 축구대표팀(지난 17일)]
"국가 제창은 팀 전체가 논의해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여서 우리는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란 선수 전체는 논의 끝에 노래를 따라부르지 않고 어깨동무를 한 채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 순간 이란 국영TV는 선수들의 얼굴을 비추는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중계 화면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이란 응원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습니다.
[샤얀/이란 응원단]
"우리는 국가가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최대한 소음을 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국가가 아니라 정부의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전반 22분쯤에는 일부 응원단이 '아미니'를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의문사하면서 이번 시위를 촉발시킨 여대생의 이름인데, 아미니의 나이가 22살이라 전반 22분에 이름을 외친 겁니다.
이란 선수들은 만회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조별 예선 두 경기에서도 정부에 대한 저항을 지지하는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 영상편집: 김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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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배주환
카타르에서도 이어진 저항‥국가 연주에도 '침묵'
카타르에서도 이어진 저항‥국가 연주에도 '침묵'
입력
2022-11-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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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11-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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