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아시아 팀들의 선전이 특히 눈에 띄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중국 역시 축구 열기가 뜨겁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월드컵 소식보다 마스크가 사라진 카타르 현지의 모습에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에서 조희형 특파원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월드컵 개막 당일 중국 선전.
축구를 보려는 사람들이 술집에 몰려듭니다.
[셰 씨 / 축구 팬]
"자리를 잡으려고 일찍 왔어요. 늦게 오면 자리가 없을 테니까요. 오늘 개막식 놓치지 않을 거예요."
중국 대표팀은 진출하지도 못했는데, 검색 포털 바이두의 인기 검색어는 축구 얘기로 도배됐고, 관영매체들은 월드컵 경기장을 중국이 지었다며 존재감을 자랑하고 나섰습니다.
[관영매체 CCTV]
"카타르에서 빛나는 것은 축구뿐 아닙니다. 중국이 경기장을 지었고, 유니폼, 트로피 모두 중국산입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인들이 충격을 받은 건 마스크를 벗은 선수와 응원단의 모습이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바이러스가 휴가갔다고 얘기했다' 는 사연이 올라오는가 하면 '전 세계가 월드컵을 보고 함성을 지를 때 중국인은 PCR 검사를 위해 줄을 선다"는 조소도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다른 행성에 사는 거냐, 코로나 바이러스는 카타르만 피해 가는 거냐'며 방역당국을 비판한 글은 결국 삭제됐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3만 명을 넘겨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완화되는 듯 했던 중국의 방역 정책은 대규모 봉쇄와 전수 검사로 되돌아갔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건물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그저께 봉쇄가 됐습니다.
바로 옆 동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인데요.
이 때문에 주민들이 사흘째 PCR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줄이 검사를 기다리는 줄입니다.
광저우에선 격리됐던 9만여 명이 돌아갈 집이 봉쇄되는 바람에 노숙을 하고 있고, 세계 최대 아이폰 공장 폭스콘에선 봉쇄식 관리가 계속되자 노동자들이 또다시 집단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폭스콘 노동자]
"경찰이 사람을 때려요. 폭스콘 경비가 사람을 때려요."
중국 정부는 3년째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중국인들의 인내심은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편집 :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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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희형
월드컵, 중국 민심 자극‥"코로나는 어디있나"
월드컵, 중국 민심 자극‥"코로나는 어디있나"
입력
2022-11-25 21:36
|
수정 2022-11-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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