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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36.5] '세상과 나누는 마지막 눈인사'

[현장 36.5] '세상과 나누는 마지막 눈인사'
입력 2022-11-26 20:28 | 수정 2022-11-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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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영정사진‥

    인생의 마침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그 의미가 참 남다릅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몸소 사진관을 찾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요.

    이런 어르신들을 위해 27년째 직접 영정사진을 촬영해 온 분이 있습니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작은 사진관이 열리는 나눔의 현장으로 장영근 영상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예쁘게 빗어야 해."

    아침부터 꽃단장이 한창인 박임순 어르신.

    "박임순 어르신~ / 안녕하세요 / 나 화장했다!"

    [박임순/87/부산광역시 사하구]
    "그냥 얼굴도 쭈글쭈글했는데, 화장도 하고 입술도 바르고 그랬지. 사진? 진짜 오랜만에 찍는다. 오랜만에 찍는다."

    [박임순/87/부산광역시 사하구]
    "죽어서도 (영정사진) 놔두잖아. 그러면 예쁘면 좋지 기분이."

    "눈 좀 크게 뜨세요. 눈 조금 크게 / 눈이 작은데 (크게) 떠지나?"

    "잘 나왔어 아주 잘 나왔어요. 건강하시고 또 뵐게요."

    [박희진/58세/동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7년째쯤 됩니다. 사진관에 가서 영정사진 찍기 힘드신 분들 그런 분들에게 영정사진 촬영, 제작까지 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25,000분 이상 찍은 것 같습니다."

    "여기 보세요 여기 여기요 좋아요 자 스톱!"

    [박희진/58세/동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어릴 때, 할머니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었는데, 영정사진이 없었어요. 만약에 내가 여건만 된다면 우리 할머니한테 영정사진 찍어드린다는 생각으로 봉사 활동하겠다는 그런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랫동안 간직해온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들. 그사이 난감한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요.

    "위에만 찍는다고 그래서 / (한복 치마) 안 가지고 왔지 / 밑에는 바진데."

    "미소 활짝 한 번 웃어보세요."

    [박희진/62세/동주대학교 교수 및 영정사진 자원봉사자]
    "사진 찍을 때마다 그분들을 보면은 제가 너무 힘이 돼요. 우와 정말 대단하다. 80년 동안 저렇게 건강하게 살아오신 것 그 자체로 대단한 거예요."

    [채명희/56세/부산광역시 사하구]
    "사진 찍을까 말까 망설이는 게 있었어요. 나하고 조금 비슷한 그런 면들이 있는 분들이니까‥ 여기는 괜찮은 것 같아요."

    "좋습니다 하나 둘!"

    [채명희/56세/부산광역시 사하구]
    "그냥 밝게, 밝게만 나왔으면… 자신감 있게."

    그렇다면 교수님은 자신의 어떤 모습을 영정사진으로 남기고 싶을까요?

    [박희진/62세/동주대학교 교수 및 영정사진 자원봉사자]
    "옆모습이든 뒷모습이든 아니면 그림자든‥ 저를 상징할 수 있는 사진 한 장쯤 찍어볼 생각입니다. 저도 좀 편안하고 멋있는 아저씨로 나오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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