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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대교' 대책은 갓길 드럼통? "오히려 사고 우려"

'투신 대교' 대책은 갓길 드럼통? "오히려 사고 우려"
입력 2022-11-30 20:27 | 수정 2022-11-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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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길이 21km가 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인 인천대교.

    투신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별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는데요.

    최근 인천대교에 가보면 갓길에 드럼통이 줄지어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갓길에 차를 세우지 못하게 하겠다는 건데, 이게 과연 투신사고를 막는 제대로 된 대책일까요?

    유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바닷물에서 74미터 높이까지 솟아오른 인천대교의 '사장교' 구간.

    붉은 드럼통들이 갓길에 한줄로 놓여 있습니다.

    올해만 17건의 투신사고가 발생하자 인천대교 운영사 측이 내놓은 대책입니다.

    갓길에 주차한 뒤 바다로 뛰어들지 못하도록 아예 갓길을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이곳 난간은 이렇게 제 가슴께까지 오는데요.

    운영사는 추가 난간이나 보호망을 설치하는 대신, 이렇게 난간 옆에 드럼통을 일렬로 세워 놓았습니다.

    전체 21km 가운데 3.7km 구간 양방향에 전부 1천5백 개의 드럼통을 세웠고, 운영사 비용 4천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당장 안전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긴 다리 위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갓길을 이렇게 막아버리면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인천대교 위에선 차량에 화재가 나거나 갑작스런 고장 등으로 갓길에 차를 세워두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영주 교수 / 서울시립대학교]
    "보행을 전제로 만들어진 도로가 아닌 곳에, 임시 구조물로써 거기를(갓길) 사용을 제한하는 것들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민]
    "사실 그걸로 대책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임시방편인 것 같기는 해요."

    전문가들은 서울 마포대교 사례를 거론합니다.

    지난 2016년 1m 높이의 추가 난간을 설치한 뒤 투신 시도가 20% 이상 줄어든 겁니다.

    이 난간은 이렇게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어 매달려서 올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가장 위쪽에는 회전식 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이 때문에 손으로 잡거나 발로 디딛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천대교 측은 다리가 훨씬 길어 추가 난간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부담인데다, 안전성 문제도 있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대신 추락방지 그물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예산이 50억 원 이상 필요합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위동원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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