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발끝·손흥민 질주‥"반복된 기적"

◀ 앵커 ▶

이번 경기를 보면서 4년 전 러시아월드컵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떠올리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당시 세계 1위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카잔의 기적'을 만들었는데요.

이번 '도하의 기적'과 경기 결과뿐 아니라, 정말 많은 부분이 닮아있습니다.

이준범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 리포트 ▶

'세계 최강 독일을 2대0으로 이겨라.'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우리 대표팀이 받아든 마지막 조건이었습니다.

피파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손흥민/축구대표팀 (러시아월드컵 당시)]
"1%의 가능성, 또 1%의 희망을 저희는 작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선수들은 기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작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의 선제골이었습니다.

그리고 종료 직전 손흥민이 50미터나 질주해 텅 빈 골망을 흔들며 과제를 완벽하게 완성했습니다.

'카잔의 기적'으로 불렸지만, 같은 조 스웨덴이 멕시코를 꺾으면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김영권/축구대표팀 (러시아월드컵 당시)]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 월드컵 통해서 그 힘듦이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오늘의 기적은 4년 전과 놀랍게도 닮아있습니다.

최강팀을 상대로 한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조건.

[손흥민/축구대표팀 (가나 전 종료 후)]
"몇 퍼센트의 가능성을 믿고 열심히 준비해서 마지막 경기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끌려가던 대표팀의 반격은 이번에도 김영권의 발끝에서 시작됐습니다.

[김영권/축구대표팀]
"그때는 결승골이었고 이번에는 동점골이었는데, 그래도 전반에 빨리 따라가서 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 골에는 이번에도 손흥민의 질주가 있었습니다.

4년 전보다 더 먼, 무려 80미터나 내달린 손흥민은 수비수 다리 사이로 볼을 내 줬고 '황희찬의 마침표'를 이끌어냈습니다.

'카잔의 기적' 끝은 아쉬운 탈락이었지만 '도하의 기적' 끝은 짜릿한 16강 진출이었습니다.

[손흥민/축구대표팀]
"2018년에도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특별하게 결과까지 얻게 돼서 너무 기쁘고‥"

4년 만에 다시 완성된 기적은 16강 전에서의 또 다른 기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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