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MBC 단독 보도로 이어갑니다.
158명이 인파에 깔려 숨진 10·29 참사 당시 경찰이 마약 단속에 집중하느라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논란이 거셌죠.
그런데 검찰과 경찰이 참사 직후 유족들에게 '마약 관련 부검'을 하자고 제안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두 번 울어야 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0·29 참사 바로 다음날.
희생자의 시신이 옮겨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 검사가 찾아와 부검할 뜻이 있냐고 유족에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약 검사' 얘기를 꺼냈습니다.
[고 오지연 씨 동생]
"(검사가) '마약 관련해서 소문이 있는데, 물증도 없다. 부검을 해보시지 않겠냐'. 소문에 의존해서 언니를 마약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식으로 말을 해서, 황당하고 벙쪘어요."
아버지는 비명에 간 24살 딸이 마약 범죄자 의심까지 받아,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고 오지연 씨 아버지]
"어떻게 내 자식을 그렇게 두 번 죽일 수가 있느냐‥ 정말 참담하고."
광주지검 관계자는 '마약 범죄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나 경찰로부터 마약 관련 부검 제안을 받았다는 유족은 한둘이 아닙니다.
사는 지역과 검경의 관할도 모두 다릅니다.
[10·29 참사 유가족 A (서울시)]
"(검사가) '사망 원인에 마약 관련한 사망 원인도 있고, 이게 압사 관련한 사망 원인도 있을 수 있지 않냐. 그래서 지금 부검을 요청을 드리는데 혹시 의향이 있으시냐'. 진짜 욕이 여기까지 올라왔고."
[유가족 B (경기도)]
"'마약 관련해서 혹시나 하는 그런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말을 하셔서 제가 '누가 봐도 멍이 이렇게 들었는데, 무슨 부검을 하겠냐'고‥"
다만 광주지검을 제외한 다른 검찰청이나 경찰서들은 마약 언급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대검찰청도 "유족 의견을 존중해 부검을 하라고 했을 뿐, 마약 관련 지침을 내린 사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잠시 후 방송되는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참사 유족을 두 번 울린 이른바 '마약 부검' 관련 파문을 자세히 보도합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편집 : 조아라 / 영상취재 : 이성재, 김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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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문현
[단독] 10.29 유족에 검사가 '마약 부검' 제안‥유족들 "희생자 두 번 죽여"
[단독] 10.29 유족에 검사가 '마약 부검' 제안‥유족들 "희생자 두 번 죽여"
입력
2022-12-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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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12-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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