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만취 운전으로 9살 숨져‥'신호등·보행길' 부재로 위험 여전

◀ 앵커 ▶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하교하던 초등학생이 만취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오늘 다시 현장에 가보니, 어린이 보호 구역인데도 인도도 없고, 횡단보도에 신호등도 없어 어린이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김세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손으로 얼굴을 가린 30대 남성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옵니다.

"<유족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
"<음주운전 왜 하신 겁니까?> …"

이 남성은 그제 오후 5시쯤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를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는데, 초등학교 후문 앞 횡단보도에서 멈추지 않고 가다 사고를 냈습니다.

오늘 다시 찾은 사고 현장 주변엔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하얀 국화꽃이 수북이 놓였습니다.

학부모들은 이곳이 초등학교 바로 앞인데도 신호등이나 인도가 없어 평소 사고 위험이 컸다고 호소했습니다.

[학부모]
"원래 인도 같은 게 붙어있어야 애들이 가는데, 학교 담벼락인데도 아무것도 없잖아요. 원래부터 위험했었어요."

"사고가 난 후문 앞 골목길입니다. 이곳을 지나가려면 보시는 것처럼 인도가 없어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신호등을 우선 설치하고, 교통사고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민식이법이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됐지만, 지난해까지 관련 교통사고로만 5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가운데 40% 가까이가 횡단보도에서 일어났습니다.

정부는 민식이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까지 전국의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에 무인교통단속장비와 신호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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