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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과수 감정서 원본 보니‥"윤성여 체모와 동일" 조작 가담

[단독] 국과수 감정서 원본 보니‥"윤성여 체모와 동일" 조작 가담
입력 2022-12-09 20:05 | 수정 2022-12-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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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이춘재 대신 누명을 쓰고 19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 씨.

    당시 윤 씨를 범인으로 조작하는 데 결정적인 근거로 활용됐던 국과수의 문건을 MBC가 확보를 했습니다.

    당시 국과수는 범인의 체모 성분의 측정치를 인위적으로 가공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취재팀이 입수한 1989년 7월 24일 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2장짜리 문건입니다.

    화성경찰서장에게 보내는 이 문서엔 당시 연쇄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윤성여 씨의 체모와 같다고 적혀있습니다.

    경찰은 이 공문을 받은 다음 날 윤 씨의 자백을 받아냈고, 이춘재 대신 진범으로 몰린 윤 씨는 19년간 옥살이를 했습니다.

    [윤성여/'이춘재 살인사건' 누명 피해자]
    "그 당시에 보니까 티타늄인가 뭔가 성분 해서 그게 (국과수)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 황당하나 마나, 지금 말하면 벙찌는 거지 뭐…"

    그런데 국과수가 이 같은 결론의 핵심 근거인 증거 분석 결과를 인위적으로 가공한 것이 진실화해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국과수는 1989년 한국원자력연구소에 의뢰해 범행 현장에서 수거된 체모와 윤 씨 체모의 성분 분석을 맡겼습니다.

    16가지 성분을 분석했는데, 막상 결과를 보니 차이가 컸습니다.

    하지만 국과수는 원자력연구소가 분석한 윤 씨 체모의 최종 결과값을 누락시키고, 이전의 결과를 바탕으로 감정서를 썼습니다.

    또 측정치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수치를 변경해 적기도 했습니다.

    [정영훈/진실화해위원회 조사2국장]
    "결과값을 인위적으로, 작위적으로 만들어냈다라고 볼 수 있죠. 그런 다음에 이제 일사천리로 진범으로 몰아가고 기소하고 처벌하는…"

    경찰은 다른 피의자를 조사하면서도 지니고 있던 아크릴 칼이나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평범한 손톱깎이를 흉기로 몰아가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반발하는 피의자에게는 가혹행위를 하고 잠을 재우지 않는 방식으로 허위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윤동기/누명 피해자 고 윤동일 씨 친형(지난해 5월)]
    "면회 갔더니 동생이 맞은 거죠. 안티프라민(연고) 같은 게 얼굴에 번들번들 발라져 있는 거예요. 얼굴이 부어 있고. 얼마나 가혹행위를 했겠어요."

    그렇게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22명에 이릅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피해 회복에 나서라"고 권고했습니다.

    MBC 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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