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네 살짜리 여자아이가 어린이집 안에서 또래 아동들에게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교실에 교사들이 있었지만 피해 아동은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제보는 MBC,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 서울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
6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 주변을 상자로 막더니, 여자아이의 바지와 속옷을 벗기고 들여다봅니다.
10분 이상 옷을 입혔다 벗겼다 하며 만지고 속옷 안에 장난감을 넣는 모습도 보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교사에게 현장을 가리키며 뭐라고 말을 하는데, 교사의 반응은 없습니다.
14분쯤 지나 아이들이 더 몰려들어서야 남자아이에게 다가가 타이릅니다.
나흘 전 또 다른 교실.
이번에도 같은 남자아이가 피해 아동의 바지를 벗기고 만지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다른 남자아이 2명도 다가와 함께 만지거나 들여다보지만 교사는 바로 옆을 지나가기만 합니다.
부모는 한 달이 지나서야 피해를 알았고, 두 달치 CCTV를 들여다본 결과 최소 4차례 이 같은 추행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씻겨주고 있었는데, '(성기 쪽이) 너무 아프다'부터 시작을 했어요. '엄마, 친구들이 내 팬티를 벗기고, 똥침을 했어'…"
어린이집에 항의하자 원장과 교사들은 아이들이 병원놀이를 하는 줄 알았고, 일부 몸을 만진 것도 놀이과정으로 생각했다며 추행 사실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애들 놀이다, 몰랐다, 그렇게 심한 거 아니다… 엉덩이를 만지는 문제 행위를 알고 있어서 교사가 말을 해서 아이에게 가르쳤다…"
가해 아동 부모들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모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두 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최근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사들이 5미터가량 떨어져 있어 제대로 몰랐을 것으로 보이고, 문제행동을 봤을 땐 주의를 줬다는 이유입니다.
당시 어린이집 원장은 MBC와의 통화에서 "발달 단계상 성적 호기심이 증폭할 시기"라면서도, "어른의 관점으로 보면 아이들의 놀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아동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1년 이상 집중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지금도 바지 입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15개월 동안 들어간 심리치료비 등만 2천여만 원에 달하는 가운데, 어머니는 검찰에 항고하기로 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이제 (옷이) 다리에 붙으면 토하고, 화장실도 진짜 계속 소변 본다고 30분에 한 번씩… 잠도 서너 시간에 한 번씩 악몽 꾼다면서 깨고…"
아동 성교육 전문가들은 성기 주변을 만지고 뭔가를 넣으려는 행동까지 가는 경우는 호기심이나 놀이 차원으로 보기 어렵다며 돌봄종사자들의 주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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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장슬기
[제보는 MBC] 어린이집서 반복된 아동 간 성추행‥놀이인 줄 알았다?
[제보는 MBC] 어린이집서 반복된 아동 간 성추행‥놀이인 줄 알았다?
입력
2022-12-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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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12-1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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