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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만취운전' 뺑소니 혐의 뒤늦게 추가‥대책도 '뒷북'

'스쿨존 만취운전' 뺑소니 혐의 뒤늦게 추가‥대책도 '뒷북'
입력 2022-12-09 20:21 | 수정 2022-12-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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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주일 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당초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던 경찰은 비판 여론이 커지자 뒤늦게 혐의를 추가했고, 카메라와 횡단보도 설치 등 뒤늦은 대책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피의자]
    "<혐의 인정하십니까?> …… <피해 아동과 유족에게 할 말 있으신가요?> ……"

    일주일 전, 이 남성은 9살 남학생을 차로 치고도 별다른 보호조치 없이 20미터 떨어진 자신의 집에 차를 세웠습니다.

    차를 세운 뒤 현장으로 와 119에 신고했지만 아이는 결국 숨졌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믿지 못한 상태로 병원에 갔죠. 근데 이미 차디찬 주검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제 몸의 일부가 찢겨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초 경찰은 가해 남성에게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와 음주운전 등의 혐의를 적용하면서도, 이른바 '뺑소니' 혐의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40여 초 만에 현장에 돌아와 신고를 요청한 만큼 도주 의도가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목격자들의 진술과 주민들의 탄원이 잇따르자, 경찰은 송치 전날인 어제 늦게서야 뺑소니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정차하고 구호조치를 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겁니다.

    안전대책 추진에도 뒤늦게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사고지점 앞에는 과속방지턱이 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낮은데요.

    구청 측은 학교 주변 방지턱들을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오늘도 현장 주변에선 학생이 화단 경계석을 밟고 차를 피하는 등 아찔한 장면들이 목격됐습니다.

    경찰과 구청은 단속용 무인카메라와 점멸등 설치, 횡단보도 추가, 일방통행 설정 같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우리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정말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의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상당 부분 노력을 할 거고요."

    어린이보호구역의 경우는 주민 반대와 상관없이 시도 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의 지시로 안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최인규 /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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