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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N이슈] 오봉역 사고 한 달‥자회사는 안전도 차별

[노동N이슈] 오봉역 사고 한 달‥자회사는 안전도 차별
입력 2022-12-10 20:21 | 수정 2022-12-1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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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봉역에서 30대 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진 지 이제 한 달이 넘었습니다.

    코레일 노사는 총파업 직전에 인력을 충원해서 3인 1조 근무를 도입하는 데 합의했는데요.

    그런데 코레일 자회사 직원들은 이런 생명을 담보한 안전 문제까지 차별받고 있습니다.

    오봉역보다 더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부산 신항역 수송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봤습니다.

    차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남부권 거점 화물역인 부산신항역.

    열차를 이동시켜, 분리하고 연결하는 입환 작업이 수송원의 업무입니다.

    [부산신항역 수송원]
    "입환기 연결합니다. 연결접근 3미터, 2미터, 1미터."

    새벽에 출발하는 열차가 많다보니, 수송원들은 밤에 더 바쁩니다.

    [수송원 무전 내용]
    "3042번 4시에 출발해야 됩니다. 열차 운행에 지장 없지요?"

    축구장 42개 넓이에 선로는 52개.

    시간을 제때 맞추려면 뛰어다닐 때도 많습니다.

    [이승훈/부산신항역 수송원]
    "쉴 시간이 없어요. 그러면 이게 사람이 지치니까 안 해야 될 실수도 하고 깜빡하기도 하고."

    화물열차는 24시간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갑니다.

    그래서 5개조가 돌아가며 교대로 일을 합니다.

    하루는 주간, 이틀 연속 야근, 이어서 비번과 휴일.

    한달에 12일이 야근입니다.

    새벽 2시, 야간근무조가 교대하는 시간입니다. 수송팀 7명 가운데 1명은 이곳에서 내근을 하고, 나머지 6명은 2인1조가 되어 현장으로 투입됩니다.

    그런데 팀원 2명이 코로나에 걸려 출근을 못했습니다.

    다른 팀원까지 비상 투입됐지만, 그래도 1명이 부족합니다.

    [오재승/부산신항역 수송원]
    "당장 오늘도 한 명 부족하거든요. 그러면 구내에 이제 저 혼자밖에 안 남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2인 1조로 투입된 수송원들도 혼자 일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1명은 신호기 앞에, 다른 1명은 열차 옆에,

    멀게는 수백 미터씩 떨어져 일을 하다보니, 무슨 일이 터져도 알 수가 없습니다.

    [박미나/부산신항역 수송원]
    "불빛 왔다갔다 하는 거 지켜보는 게 다예요. 사고 났을 때 진짜 바로 세워줄 수 있는 거리라면 그냥 한 명이 더 같이 나가는 수밖에 없는데 그 상황은 안돼요."

    한달 전 오봉역에서도 이렇게 일을 하다 수송원 1명이 목숨을 잃었고, 총파업까지 내건 진통 끝에 3인1조 근무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신항역은 2인1조 그대로입니다.

    [오현진/부산신항역 수송원]
    "100% 똑같은 업무입니다. 오봉역에서 일어난 사고가 저희 역에서 일어나지 않으라는 법이 없습니다."

    오봉역 수송원들은 코레일 정규직, 부산신항역은 자회사인 코레일로지스 소속 직원들입니다.

    야근하는 날은 더 많고, 월급은 더 적습니다.

    [박미나/부산신항역 수송원]
    "부모님이 공부해서 이직하라고 위험하니까 걱정 많이 하시고 하는데, 저희도 똑같은 일을 하니까‥"

    부산신항역 수송원 35명 가운데 30대가 15명, 20대도 8명이 있습니다.

    차별 대우엔 이미 익숙해졌지만, 안전까지 차별받는 건 익숙해질 수가 없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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