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0.29 참사의 유족들을 향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유가족 협의체를 겨냥해서 "세월호 때처럼 정쟁으로 가선 안된다"라고 한데 이어서, 이번엔 국회 본회의장에서까지 근거 없는 의혹을 주장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2차 가해를 차단해야 할 정부 여당이 가해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국회 본회의.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을 앞두고 단상에 오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지금은 수사가 더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참사는 소위 말하는 해밀톤호텔 옆에 골목만 있던 게 아니에요.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무려 300미터나 떨어진 곳에도 시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서의 압사 말고도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더 조사해본 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송 의원의 '300m 시신 발언' 출처는 한 인터넷 언론 기사로 알려졌습니다.
희생자들이 참사현장과 15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게 의심스럽다며, 마약이나 독극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 등을 언급한 기사입니다.
송 의원은 나흘 전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8일,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인터넷 뉴스라든지 유튜브 같은 데 보면 시신들 부분에 문제가 있다 해서, 혹시 마약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우려를 하는 내용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현장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시신이 있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희생자가 130미터 정도로, 이 역시도 구급차 이송을 위해 잠시 대기했던 것"이라는 겁니다.
또 "마약 등의 사인 가능성은 고려하지도, 파악된 바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족들은 송 의원의 발언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이정민/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2차 가해가 나오지 않게끔 정부 여당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좀 해달라,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오히려 여당 당직자들이 이런 음모론을 들고 나오는 게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여당 의원들의 발언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권성동 의원도 이태원 유족협의회 출범과 관련해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 시민단체의 횡령에 악용될 수 있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 10일)]
"권성동 의원님한테 전해주세요. 그 더러운 입 한 번 더 놀리면 유가족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유족들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려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의 기류에도 분노하면서,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정민/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이분들이 우리 유가족들을 그냥 단순히 귀찮은 존재로, 없었으면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그런 마음들 때문에 더 분노에 차 있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권나연 / 영상출처: '오마이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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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세월호 정쟁·마약 문제 우려" 여권 실언 잇따라‥유족 '경악'
"세월호 정쟁·마약 문제 우려" 여권 실언 잇따라‥유족 '경악'
입력
2022-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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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12-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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