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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 멈춰달라" 호소했지만‥익명 댓글에 막말까지

"2차 가해 멈춰달라" 호소했지만‥익명 댓글에 막말까지
입력 2022-12-14 19:47 | 수정 2022-12-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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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스스로 벌인 사고" 아니냐는 악의적인 댓글부터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는 등 정치권의 막말까지.

    희생자와 유족, 생존자들을 향한 무참한 2차 가해는 참 끈질기게 이어져 왔습니다.

    박 군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오늘도 보수 단체의 현수막이 분향소 앞에 걸렸습니다.

    구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한 인터넷 커뮤니티.

    10.29참사 희생자 유족 인터뷰 기사에 대한 글이 올라오자, 그 아래 달린 댓글입니다.

    "놀러 나온 사람들이 들뜬 마음에 자제력을 잃고 스스로 벌인 사고다"

    "국가에서 애도기간도 정해 추모했는데 뭘 어떻게 더 해줘야 하나"고 돼 있습니다.

    유족들, 또, 생존자 가족들에게 이런 글을 봤을 때 심정을 물어봤습니다.

    [10.29참사 유가족]
    "너무 상처예요. 진짜 '누가 거기 가라고 그랬냐', '이게 왜 참사냐? 놀러 가서 숨진 거지' 이런 식으로 막 올라오거든요."

    [고 박 모 학생 유족]
    "기사를 안 볼 수는 없잖아요. 핸드폰을 들고 있는데… 저희는 (아이가) 안 봤으면 좋겠는데, 핸드폰을 뺏기 전에는 막을 수가 없는 방법이니까…"

    무수한 익명의 댓글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태원 유족협의회 출범을 두고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며 "정쟁으로 소비되다 시민단체의 횡령에 악용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 8일, 참사 희생자들이 마약이나 독극물에 의해 숨졌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8일, '뉴스하이킥')]
    "인터넷 뉴스라든지 유튜브 같은 데 보면 시신들 부분에 문제가 있다 해서, 혹시 마약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우려를 하는 내용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일반인도 아닌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인터넷 음모론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희생자 유족들의 국회 기자회견에선, 책임을 보여야 할 정치권의 태도에 대한 울분과 성토가 쏟아졌습니다.

    [이정민/10.29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희생자들의 시신과 유품 등을 샅샅이 뒤졌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하나 나온 게 있습니까? 뜻대로 안 되어서 초조한가요?"

    [최미선/10.29참사 유가족]
    "왜 입으로 똥을 싸십니까? 또 다시 입으로 똥을 싸시면 당신들의 아들과 딸들은 쪽팔려서 이 땅에 살 수가 없습니다. 살 수 있겠습니까?"

    참사에서 겨우 살아남은 고교생이, 댓글을 보고 끝내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늘, 시민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바로 맞은 편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치 선동꾼 물러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MBC 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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