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서울 이태원 녹사평역에는 유족들과 시민단체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민 분향소가 들어섰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던 분향소와 달리, 일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놓여졌는데요.
취재기자가 나가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분향소 표정 어떤지 전해주시죠.
◀ 기자 ▶
예, 이곳은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녹사평역 광장입니다.
제 뒤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힌 글자, 그리고 그 아래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보이실텐데요.
희생자 98명의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새로 설치한 분향소입니다.
참사 직후 용산구청이 운영했던 합동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다시 추모와 애도의 공간이 마련된 겁니다.
조금 전부터는 이곳을 찾아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자녀들의 영정사진을 든 유족들이 분향소로 들어옵니다.
빈 공간 사이에 내려지는 영정.
국화꽃을 손에 쥔 유족들은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서로를 부둥켜안습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딸 서영아‥"
분향소 설치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됐는데, 한파 때문에 중단을 거듭하다 오후 5시쯤 마무리됐습니다.
국화꽃만 놓여 있던 기존의 정부 분향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헌화를 마친 유가족들은 분향소 마련이 너무 늦어졌다며 울먹였습니다.
[이종철/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처음부터 정부에서 저희 유가족들을 모아서 같이 슬픔을 국민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게 해줬으면‥"
또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응답하라며 당국자들을 향해 절규했습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
"이태원역, 용산구청, 경찰서, 행안부, 대통령실. 당신들 저 아이들 158명 눈동자 똑바로 보십시오."
오늘 이름과 사진이 공개된 희생자는 총 76명, 이름만 공개된 희생자는 17명입니다.
공개를 거부했거나,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들의 영정은 국화꽃 사진으로 대체됐습니다.
지자체의 협조로 마련된 이 분향소는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오늘부터 당분간 기한없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녹사평역 시민분향소에서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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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정우
'영정사진' 놓인 시민 분향소..유족들 한파 속 절규
'영정사진' 놓인 시민 분향소..유족들 한파 속 절규
입력
2022-12-14 19:52
|
수정 2022-12-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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