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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cm 폭설에 제설차도 '속수무책'‥고립된 주민들

50cm 폭설에 제설차도 '속수무책'‥고립된 주민들
입력 2022-12-23 19:46 | 수정 2022-12-2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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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북 임실과 순창에는 성인 무릎높이가 넘는, 50cm 이상의 눈이 쌓이면서 고립되는 마을이 속출했습니다.

    제설차조차 앞으로 갈 수 없을 지경이었고 눈 무게에 축사와 비닐하우스 지붕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이 마을들을 찾아갔습니다.

    ◀ 리포트 ▶

    밤사이에만 20cm의 폭설이 쏟아진 전북 임실의 한 마을.

    주택 지붕과 도로가 온통 두꺼운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대부분 7,80대 고령층인 마을 주민들이 직접 삽을 들고 나와, 사람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내봅니다.

    차로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는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여, 마을은 사실상 고립됐습니다.

    [이강섭/임실군 강진면]
    "도로는 아주, 가지를 못해요. 보일러 때는 분들이 기름을 (못 사서), 차가 못 올라오니까‥ 지붕이 다들 약해요. 가라앉을 위험성도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마을 주민이 트랙터로 길을 뚫어보려 했지만 역부족.

    [신종수/인근 마을 주민]
    "8시 정도 나와서‥고립되어버렸잖아요. 주민들이. 그러니까 여기까지 뚫어주는 거예요."

    뒤늦게 자치단체의 제설차량이 도착했습니다.

    거침없이 눈을 치우는가 싶었는데, 다리 위에서 두꺼운 눈에 가로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헛바퀴만 돕니다.

    결국 다른 차량에 묶어 끌어내야 했습니다.

    눈은 제 허벅지까지 차올라 걸어서 헤쳐나가기도 힘든 상황인데요.

    제설차도 이곳을 지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오후까지 최고 63cm의 눈이 쌓인 전북 순창의 한 마을.

    낮 시간에도 끊임없이 눈보라가 몰아칩니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던 취재기자도 허리까지 쌓인 눈에 발을 헛디뎠습니다.

    비닐하우스들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김정만/순창군 구림면 주민]
    "내가 나이가 지금 80이 다 됐소. 이렇게 눈 많이 온 건 나 처음 봤어. 어째요. 할 수가 없지. 하늘이 그랬으니까‥"

    축사 지붕이 종잇장처럼 찢어지면서 소 등에는 눈이 하얗게 쌓였고, 다른 축사는 철제 뼈대가 힘없이 휘어져 지붕이 내려앉았습니다.

    [김진상/순창군 복흥면 주민]
    "(여기 있던) 트랙터 같은 게 고가 장비다 보니까, 그게 조금만 부서져도 몇 백, 몇 천 나오거든요. 지금 당장은 눈이 계속 오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고‥"

    평생 겪어보지 못한 기록적인 폭설로 피해 집계조차 어려운 상황.

    농촌 마을 주민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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