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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5년생 집주인'의 갑작스런 죽음‥남긴 깡통전세 수십채

[단독] '95년생 집주인'의 갑작스런 죽음‥남긴 깡통전세 수십채
입력 2022-12-26 19:58 | 수정 2022-12-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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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천 채가 넘는, 이른바 '깡통 주택'을 남기고 갑자기 숨지면서 많은 전세 사기 피해자를 낳았던 '빌라왕' 김 모씨 사건,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습니다.

    이번엔 20대 여성인데, 자신의 명의로 된 빌라를 60채 가까이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갑자기 숨지면서 피해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떼일 위험에 처했는데요.

    오늘 이 소식 집중적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홍신영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인천 미추홀구 주택가의 한 빌라.

    30대 예비부부는 작년 1월,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당시 집주인은 50대 부부였습니다.

    [노00/세입자]
    "집주인 분이 살고 계시는 부분니까 안심이 됐던 거예요. 어린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니까 일단 안심을 했고‥"

    그러다 작년 여름, 계량기가 고장나서 연락을 했다가 집주인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새 집주인은 95년생 송 모씨.

    바뀐 시점은 이들이 전세계약을 맺고 한 달 뒤였습니다.

    송씨는 "먼저 계량기를 고치면 나중에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끝내 주지 않았고, 심지어 연락도 잘 받지 않았습니다.

    [명00/세입자]
    "수리비 얘기를 하니까 전화를 안 받으시냐 그러니까 본인이 문자가 되게 많이 오고 광고가 많이 오는 일을 해서 이게 확인을 못하겠다‥"

    송씨의 불친절한 태도에 불안해진 이들은 지난 10월, 내년 1월 만기에 맞춰 집을 빼겠다고 알렸습니다.

    보증금을 제때 받을 수 있는 건지 묻자, 집주인은 "요즘 전세사기다 뭐다해서 불안하시고 예민하신 건 알겠지만 조금 성급하신 것 같네요" 라며 뾰족한 반응이었습니다.

    연락은 지난 12일 이후 뚝 끊겼고‥

    수소문 끝에 집을 내놓은 중개보조인을 찾았는데, 돌아온 건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명00/세입자]
    "죽었다는데요. 그냥 이렇게 남일 얘기하듯이‥"

    설마, 하는 마음으로 등본을 떼어본 뒤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송씨는 12일 사망했고, 19일자로 주민등록이 말소돼 있었습니다.

    [노00/세입자]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일부러 잠수타려고 죽었다고 그냥 거짓말하는구나'라고 했는데 이걸 보자마자 진짜 저희 둘 다 할 말을 잃은 거예요. 갑자기 소름이 끼치면서 와‥더 이상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더라고요."

    사망 소식을 확인한 그날 밤, 두 사람은 집주인의 주소지로 찾아가 봤습니다.

    집주인이 살았던 낡고 오래된 빌라의 우편함엔 수집장의 재산세 고지서가 수북히 꽂혀 있었습니다.

    전부 송씨 명의로 돼 있는 집 앞으로 나온 고지서들이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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