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0.29참사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이태원에서는 일부 보수 성향 단체의 방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분향소 주변에 비난 현수막을 내걸었고요, 확성기로 추모 행사를 방해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저녁, 서울 녹사평역 앞 '10.29 참사' 시민분향소.
성탄절을 맞아 천주교 신부들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연 가운데, 소란스러운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분향소를 철거하라! 분향소를 철거하라!"
큰 소리로 캐럴까지 틀며 미사를 방해합니다.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이 희생자들의 분향소 1미터 옆에서 유족과 신부들을 비난하는 집회를 연 겁니다.
극심한 소음 속에 정상적인 추모 미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김미정/10.29 참사 유가족]
"신부님들이 미사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확성기 앰프 뭐 그런 소리가 너무 커서요."
분향소 주변에 이들이 내건 현수막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 하라", "더는 슬픔을 강요하지 말라" 등 대부분 유족 측을 겨냥하는 내용입니다.
녹사평 시민 분향소에 설치하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이태원역 1번 출구로 가는 길목에도 단체 측의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뜬금없이 지난 정부 때 발생한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도 10여 개나 달렸습니다.
유가족들은 정부에 2차 가해를 막아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지만 이뤄진 게 없습니다.
[이종철/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정부에서) 현수막은 당연히 철거를 해주시고… 이분들도 사람이라면 저희들 힘들게 하지 마시고 좀 물러나 주셨으면…"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의 박희영 구청장과 최 모 안전재난과장은 오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박희영/서울 용산구청장]
"<오늘 어떤 점 소명하실 건가요?> ……"
검찰은 박 구청장이 안전관리 대책을 소홀히 하고, 구호 의무도 다하지 않았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안전 관리 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었고, 인명피해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반박한 가운데, 오늘 밤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배우진 / 영상출처: 상호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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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늘어난 '유족 겨냥' 현수막‥확성기로 추모행사 방해까지
늘어난 '유족 겨냥' 현수막‥확성기로 추모행사 방해까지
입력
2022-12-26 20:31
|
수정 2022-12-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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