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집을 사들이고 갑자기 숨진 28살 송 모 씨 사건, 저희가 어제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수백 채의 집을 가지고 있던 40대 집주인이 숨진 사건이 또 있었는데, 심지어 사망한 날까지 집을 사들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더기로 사들인 집에 전세를 놓고 갑자기 사망한 임대인은 벌써 세 명, 세입자들은 조직적인 전세 사기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먼저 박진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
이곳에 세 들어 사는 김 모 씨는 지난달 집주인 정 모 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내년 4월 전세 계약 만기에 맞춰 나가겠다고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고, 수소문 끝에 김씨가 알게 된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정씨가 이미 지난해 7월 사망했다는 겁니다.
[김00/세입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겠다, 딴 집으로 이사 갈 거다'라고 문자를 통보했는데 답이 없었고, 그래서 확인해 보니 사망이 되어 있는 거죠."
숨진 정 씨는 40대 남성으로 제주도에서 직장을 다닌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정 씨 명의의 집만 240여 채.
제주에서 일하는 정씨는 특히 작년 5월부터 석 달간 집중적으로 서울 강서와 영등포 인근 빌라와 오피스텔을 사들였는데 그것만 100채가 넘습니다.
사들인 240여 채를 본격적으로 세를 놓기 시작했는데 전세 계약엔 대부분 대리인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정씨와 한 세입자가 맺은 전세 계약서입니다.
잔금 날짜는 작년 7월 30일.
등기부등본을 보니 바로 이날 집주인이 정 씨로 바뀌었습니다.
세입자 돈을 받아서 그 돈으로 집을 구입하는 잔금을 치른 겁니다.
그런데 정씨가 전세계약을 맺은 이 날은 정씨가 사망한 날과 동일했습니다.
사망 경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00/세입자]
"장례식장 제주도 근처에 있는 것 다 전화해 봐서 '정00으로 장례식 된 게 있느냐' 해서 '30일에 있었다'고 해서 알았어요."
세입자들은 조직적인 전세사기의 과정에 정 씨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00/세입자]
"아무래도 2~3개월 만에 집중적으로 그렇게 많은 건물을 계약하고 (누군가와) 같이 다 준비를 한 거죠."
58채의 집을 사들인 뒤 돌연 사망한 28살 송 모 씨.
매매와 전세 계약서 쓰인 전화번호는 달랐습니다.
1,100여 채를 사들였다 숨진 김 모 씨 역시 빌라를 사들일 때 명의만 빌려준 일명 '바지사장'이었다는 세입자들의 진술이 쏟아졌습니다.
숨진 집주인들의 주택 매입과 전세 계약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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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진준
숨진 빌라왕 또 있었다 "사망일까지 집 사"
숨진 빌라왕 또 있었다 "사망일까지 집 사"
입력
2022-12-27 19:59
|
수정 2022-12-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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