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장슬기 기자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 우뚝 솟은 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씻을 때마다 불안합니다.
얼마 전 12개월 된 아이를 씻기다 타일이 와르르 무너져 깜짝 놀랐다는 어머니의 제보가 있었는데요.
이외에도 50여 세대 이상에서 타일이 갈라지고 부푸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말 경기도 이천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
욕실에 들어가니 벽 한가운데 타일이 떨어져 나간 채 시멘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붙어있는 타일들도 곧 떨어질 듯 곳곳이 갈라지거나 부풀어 올랐습니다.
성탄절 전야인 지난 24일, 집안 욕실에서 12개월 된 딸을 씻기던 주민의 등쪽으로 타일 조각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김 모 씨/아파트 주민]
"(타일이) 와르르 뒤에서. 제가 등이랑 다리로 내려 찍히면서 맞았고, 아기 욕조로는 유리가루 같은 파편들이 둥둥 떠 있었고."
주민이 몸으로 타일 파편을 막은 덕에 아이는 가까스로 부상을 피했습니다.
[김 모 씨/아파트 주민]
"발이 뜨거워서 보니까 피가 철철 나고 있더라고요. 아기 머리 위로 맨몸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세요."
또 다른 세대는 욕실 벽면 전체에 녹색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테이프를 떼 보니 벽면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타일이 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이만큼 벌어질 정도로 전체가 이렇게 막 흔들리거든요. 저희도 많이 불안해요."
이렇게 타일이 갈라지고 튀어나오기 시작한 건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였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타일이 벽에서 떨어지는 굉음이 울렸습니다.
[아파트 주민]
"잘 때는 놀라서 깼거든요. 밥 먹다가도 이제 놀라서 욕실로 가보고 했는데…"
전체 700여 세대 중 이렇게 타일이 깨지거나 튀어나온 세대는 50곳 이상.
참다 못한 한 주민이 직접 욕실 타일을 떼보니 모레와 시멘트를 섞은 접착제가 듬성듬성 붙어 있었습니다.
타일 시공은 접착제가 80% 이하로 들어간 경우 시공사가 5년까지 하자를 보수해야 하지만 시공사는 입주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보수를 거부했습니다.
[공사 관계자]
"소송이 들어온 상태에서 저희가 그거를 만회하려고, 예를 들면, 그거를 또 고치거나 이러면 형상이 변경이 되는 거니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 세대의 다용도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바닥에는 얼음기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다른 세대는 거실 벽면 곳곳에 습기가 차오르고 벽지가 들떠 있습니다.
벽지를 뜯어보니 안은 새까맣게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너무 상해서 이렇게 이걸로 가려놨어요. 곰팡이가 다 꼈어요."
지하 주차장은 천장에서 물이 새 여기저기 비닐이 쳐져있습니다.
누수와 결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하자 보수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공사는 타일이 떨어져 주민이 다친 세대를 뺀 나머지 세대에 대해서는 "소송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 보수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송이 마무리되면 하자보수 기간과 상관없이 보수를 진행할 에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로간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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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장슬기
[바로간다] 12개월 아기 목욕시키다 "타일이 와르르"
[바로간다] 12개월 아기 목욕시키다 "타일이 와르르"
입력
2022-12-28 20:22
|
수정 2022-12-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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