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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핼러윈이 뭐죠?" 중대본 없는 사이 소방당국 혼자 분투

[단독] "핼러윈이 뭐죠?" 중대본 없는 사이 소방당국 혼자 분투
입력 2022-12-30 19:50 | 수정 2022-12-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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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0·29 참사 당일 밤 소방당국이 각 기관들에게 전화로 도와달라고 한 녹취록 전체를 MBC가 입수했습니다.

    서울시 상황실은 사고사실을 알리는 소방당국에 "핼러윈이 뭐냐"고 되물었고, 축제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에는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서로 떠넘기기 급급했습니다.

    손하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시내 119 지령을 총괄하는 종합방재센터.

    참사 발생 11분 뒤인 밤 10시26분, 서울시 재난상황실에 사고 사실을 처음 알렸습니다.

    "이태원역 근처에 10명 정도가 깔려 있다. 이태원역에 오늘 핼러윈이라서"라고 알리자, 서울시 상황실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뭐라고요? 핼러윈이 뭐죠?"

    핼러윈 축제로 많은 인파가 이태원에 몰릴 거라는 게 이미 예고됐는데도, 상황실 근무자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참사 한 시간 뒤 소방당국은 다시 서울시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축제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참사 현장이 여전히 혼잡하고 사람들이 계속 몰려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울시 상황실은 "중단 요청? 그걸 구청에 얘기해야 되나"라고 되묻습니다.

    소방당국이 다시 용산구청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축제 중단을 요청했더니, 이번에는 "당직실이라 알 수 없다"며 "당직사관 전화번호를 주겠다"고 답합니다.

    시간만 낭비한 셈입니다.

    밤 10시59분, 소방당국은 서울경찰청에도 전화를 걸어 경찰을 많이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상황실 경찰 간부는 "다친 분들이 많이 생겼냐"고 되묻습니다.

    이미 사망자와 응급환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상황 파악도 못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는 사이 상급기관인 소방청은 서울 119상황실에 집요하게 현장 영상과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119상황실은 "지금 영상 송출할 정신이 없다"고 답했지만, 소방청은 "사진 좀 카톡으로 올려달라"며 또 독촉했습니다.

    [용혜인/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
    "중대본이 빠르게 설치됐다면 당시에 소방이 혼자 현장에서 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빠른 대처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그래서 중대본 설치가 늦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대통령 지시로 설치된 시각은, 참사 발생 4시간 정도 지난 이튿날 새벽 2시 반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서두범 / 영상편집: 김현국 / 자료제공: 용혜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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