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초등학교 앞 무인문구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2명이 수백만원어치 물건을 상습적으로 훔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구점 사장은 아직 배상도 못 받았고, 어리다는 이유로 제대로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 앞 무인 문구점.
흰 외투와 검은 외투를 입은 여자아이 두 명이 들어오더니, 가방에 문구를 담고는 계산하지 않고 빠져나갑니다.
사흘 뒤엔, 다른 아이가 있는데도 버젓이 물건을 집고, 이번에는 어른이 있을 때도, 다른 진열대에서 또 물건을 집어갑니다.
가져온 우산을 펼쳐서 그 안에 문구류를 마구 담기까지 합니다.
저장돼 있던 CCTV 보름치만 확인했는데, 15일 중 8일간 물건을 훔쳐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이 학생들은, 얼굴을 알아본 문구점 사장에게, 30차례 가량 물건을 훔쳤다고 실토했습니다.
사장은 두 학생의 부모에게 사라진 문구값 각각 3백만 원씩을 배상하라고 요구했지만, 부모들은 1백만 원만 배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경찰은 학생들이 너무 어려 처음엔 "조사도 할 수 없다"고만 했습니다.
14살 미만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이라도 받지만, 10살 아래는 보호처분도 받지 않는 '범법소년'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무인문구점 사장]
"학생들은 결국에는 형사처벌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어서, 조사 자체도 하지 않는다고 (경찰이)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문구점 주인이 진정서를 내고서야 경찰은 수사에 나섰습니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은 물론 전체 학생에게 절도 예방 교육을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학생의 학부모들은 "아이의 잘못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요구하는 보상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며 "문구점이 가입한 보험회사가 피해 액수를 산정하면, 그만큼을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인문구점 사장]
"이렇게 소상공인이 피해를 봤는데, 왜 피해자가 돈을 더 들여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시간을 더 허비해야 하고, 이런 피해를 받아야 하는지 저는 이해가‥"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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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손하늘
무인 문구점 물건 턴 초등생들‥"부모는 나 몰라라"
무인 문구점 물건 턴 초등생들‥"부모는 나 몰라라"
입력
2022-01-0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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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01-0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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