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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진술 없어 풀어줬다?‥'초등생 성폭행' 영장 방침

피해자 진술 없어 풀어줬다?‥'초등생 성폭행' 영장 방침
입력 2022-01-19 07:42 | 수정 2022-01-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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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스키강사인 20대 남성이,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를 성폭행하고도 풀려났다는 사건 보도해드렸죠.

    당시 검찰은 남성을 풀어준 이유 중 하나로 "구체적인 피해자의 진술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는데, 남성이 풀려나던 바로 그 시간, 아이는 경찰관과 만나 피해를 진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크리스마스, 20대 스키 강사에게 무인모텔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던 초등학교 6학년생 윤지(가명).

    12월 26일, 오후 4시 반, 경찰은 스키강사 25살 박 모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윤지는 곧바로 증거 확보를 위한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윤지(가명) 어머니]
    "산부인과 검사를 해야 하는데, 엄마를 붙잡고 울어요. 자기 한 번 고통 받아서 피가 지금까지 나는데, 또 자기 괴롭히냐고…"

    26일 저녁 7시부터 27일 새벽 3시까지, 8시간이나 여러 검사를 받았습니다.

    오전 10시쯤부터는 해바라기 센터에서 1시간 반 동안 경찰관과 마주앉아 진술을 녹화했습니다.

    50쪽 넘는 윤지의 해바라기센터 진술서,

    마지막으로 경찰관이 윤지에게 "그 아저씨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고 묻자,

    윤지는 "교도소 들어갔으면 좋겠다. 제 옆으로 안왔으면 좋겠다.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고 세 번이나 반복해 말했습니다.

    그런데, 윤지가 이렇게 진술하던 바로 그 시간, 검찰은 긴급체포한 박 씨를 풀어주라고 결정했습니다.

    경찰관의 전화를 받은 박 씨가, "자진해서 파출소에 출석한데다, 구체적인 피해자 진술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경찰이 알려주지 않아 윤지가 그 시간 자세한 진술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할 말이 없다"고만 했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풀어주면서 경찰에게 "필요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하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씨가 풀려난 뒤 무려 3주가 넘도록 신병 확보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김정환/피해자 측 변호사]
    "피해자 조사를 했고, 참고인 조사도 했기 때문에, 사전구속영장을 칠 수 있었음에도 그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사 기관이 총체적으로 적절한 수사를 하지 못했다…"

    MBC 보도 이후 논란이 일자 경찰은 이제서야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박 씨의 휴대전화에서 윤지에게 조건 만남인 것처럼 말하도록 시킨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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