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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짝에 안 들어가려면 잘 해라"‥죽음까지 조롱

"관짝에 안 들어가려면 잘 해라"‥죽음까지 조롱
입력 2022-01-25 06:46 | 수정 2022-01-2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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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회사 측은 "가해자들이 잘못을 뉘우쳤다"고 했지만, 그들의 언행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회사 조사에서도 비아냥과 조롱으로 답변을 대신했고, 고인의 장례식장에서까지 막말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세아베스틸의 조사 보고서.

    가해자로 지목된 반장급 지 모씨에게 '왜 여러명 앞에서 옷을 벗겨 문신 검사를 했는지' 묻자, 지 씨는 "그게 문제면 목욕탕을 못 가죠"라고 답했습니다.

    야유회의 알몸 사진은 "공 차고 더워서 물 속에 들어가려고 벗은 것"이지 "자신이 시킨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복됐던 '볼 뽀뽀' 성추행에 대해선 "어제도 우리 딸에게 뽀뽀해 주고 왔는데, 큰일났네요"라고 했습니다.

    지 씨는 고인을 떠나보내는 장례식에 와서도, 부하 직원들 앞에서 "관짝에 들어가지 않으려면 잘하라"고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故 유00 동료(2020년 8월 녹취)]
    "'너희도 저렇게 관짝에 들어가, 저렇게 안 되려면 잘 하라'고 이렇게 얘기했죠. 그 화장터에서."

    또 다른 가해자 조 모씨는, 성기를 반복해 만진 성추행에 대해, "말수가 적은 고인을 살갑게 대하려 한 것"이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노무법인은 보고서에 "피해자의 수치심에 공감 못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는다"고 적시했습니다.

    작년 1월 근로복지공단은 유 씨의 죽음이 직장내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맞다고 인정했고, 유족들은 지 씨와 조 씨를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오래 전 일들이라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회사 조사 당시에는 증언을 했던 동료들이 여전히 세아베스틸에 다니고 있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가해자 지 씨는 MBC 취재진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선배 조 씨는 "2018년 당시에는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을 시인했을 뿐, 사실 잘못한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 모 씨]
    "사과했던 이유요? 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이상했어요. 2018년도 미투 사건을 이용한 건지… 잘해준 것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유족들은 최근 검찰에 재조사를 해 달라며 항고장을 내고,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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