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세아베스틸의 한 노동자가 직장 괴롭힘과 성폭력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 전해드렸습니다.
MBC가 취재를 시작하고 사측은 "조직 차원의 괴롭힘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3년 전 자체 조사 보고서에는 조직 문제에 대해 지적이 있었습니다.
김수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유 씨의 유족들은 세아베스틸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故 유OO 어머니(지난 20일)]
"회사측에서도 진짜 뭐 (사과)한마디, 지금 말 한마디도 없었잖아요. 죄책감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MBC가 취재를 시작한 지난 21일에도 세아베스틸은 답변서에서 "유 씨 사건은 유족이 회사에 알리기 전에는 개인간 문제라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조직 차원의 괴롭힘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3년 전, 회사가 실시한 진상조사 보고서는 조직 차원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남성들로만 구성된 조직 내에서 과거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관습이 고연령 계층에서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고 적시한 겁니다.
유 씨가 속해있던 제강팀은 23명이 전원 남성이었고, 가해자로 지목된 지 씨는 50대 반장급, 숨진 유 씨는 30대 실무자였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팀장과 관리자들은 성인지 감수성이 객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지 모씨는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의 사랑이 부족했다'는 궤변을 늘어놨습니다.
[지 모 씨(2019년 5월 녹취)]
"내가 사랑을 주는 만큼 지속적으로 줘야되는데 그게 부족했던 거 같아요. 제가 못나서 그런 거 같습니다."
유 씨를 포함해 다른 남성 직원들의 성기를 만졌던 선배 조 씨 역시 "남자들끼리는 그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모 씨(2019년 5월 녹취)]
"남자들끼리 그러다 보니까 뭐 성기 터치하기도 하고, 어깨 만지고 주무르기도 하고"
[故 유OO 형]
"옷 벗겨서 사진 찍어 놓고 전시하는 거 보면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조직이라는 거죠. 신입사원들 옷을 벗기는데 그 사람 혼자만 했겠냐고요."
세아베스틸은 공식 사과문 발표와 함께, 유 씨 사망 이후 2019년부터 성희롱과 직장 괴롭힘 교육을 해마다 실시해 왔다고 전해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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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수근
"남성 중심 조직‥관리자들 성인지 감수성 취약"
"남성 중심 조직‥관리자들 성인지 감수성 취약"
입력
2022-01-26 06:47
|
수정 2022-01-2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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