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국의 음식점과 카페 수백 곳에 전화를 걸어 "장염에 걸렸다"고 속이고, 협박해서 합의금을 뜯어낸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범인은 자신이 유명한 법조계 전문가라며 업주들을 속였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김밥집.
손님에게 온 전화를 받던 식당 주인이 휘청이다 바닥에 쓰러집니다.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10분 넘게 협박을 하는 한 남성의 전화에 충격을 받은 겁니다.
['장염 협박' 피의자]
"1시간 상담 비용 3천만 원 받는 법률 전문가입니다. 최소한의 손해배상액, 그리고 저희 업무 못 본 부분까지 하면 최소 3억에서 5억원대 나올 것 같은데, 문 닫으셔야지. 그냥 가게 문 닫으실래요?"
자영업자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이런 식의 협박을 받았다는 피해가 재작년 5월부터 1년 넘게 전국에서 수백 건 쏟아졌습니다.
모두 같은 전화번호였습니다.
['장염 협박' 피의자]
"장염이라고 2주 고생하고 완쾌했습니다. 안산에 부시장 역임했던 우리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그래도 항상 이야기를 많이 해서 들렀었는데..<진짜 죄송합니다.>"
막무가내식 괴롭힘에, 결국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돈을 부친 가게도 최소 수십 곳이나 됩니다.
['장염 협박' 피의자]
"<저희가 영수증을 확인한 후에 보상하는 절차가 맞지 않을까요?> 본인 지금 말씀 다 하셨지요? 제가 법무팀장한테 바로 이관시켜서 민사 손배소, 행정처분 진행 바로 하라고 지시할게요."
범인은 불법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며 도망다니다, 결국 지난주 경북 구미의 한 골목에서 붙잡혔습니다.
[이계형/서울 성북경찰서 수사과장]
"1개 팀을 전담팀으로 지정해 추적수사 활동을 벌여왔고, 계좌추적·통신추적을 통해 형사들이 출동해서 노상에서 배회하는 피의자를 검거했습니다."
잡고보니 법조계와 전혀 관련이 없었고,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40대 무직자였습니다.
가로챈 돈은 대부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천 OO김밥 주인(피해자)]
"(전화 건) 사람이 (장염으로) 다치지 않고 거짓말을 했구나,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세상에 이럴 수가 있을까…"
서울북부지법은 "죄질이 중하고 주거가 부정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조아라 / 영상제공: MBC '실화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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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손하늘
"나 장염 걸렸는데"‥거짓말로 식당 돈 뜯어낸 '장염맨'
"나 장염 걸렸는데"‥거짓말로 식당 돈 뜯어낸 '장염맨'
입력
2022-02-04 06:45
|
수정 2022-02-0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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