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선 하루 전이었던 어제 서해 최북단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과 이를 쫓던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북한 경비정은 우리 군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고 남하한 선박은 군 당국이 나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해 백령도 동쪽 10km 해상.
오전 9시쯤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북한 선박 한 척이 포착됐습니다.
해군은 즉각 "북으로 퇴각하라"고 세 차례 경고했지만, 해당 선박은 아무 응답이 없었습니다.
오전 9시 34분, 두 차례의 추가 경고도 무시한 선박은 북방한계선을 넘어 5km 해상까지 남하했습니다.
그러더니 15분 뒤 북한 경비정 한 척도 북방한계선 남쪽 1km 해상까지 뒤쫓아 내려왔습니다.
4차례 경고에도 역시 응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해군은 고속정의 40mm 함포 3발을 발사해 경고 사격했습니다.
북한 경비정은 별다른 대응 없이 3분 만에 퇴각했고, 해군은 앞서 내려온 선박을 나포했습니다.
길이 10m의 작은 철제 선박에는 모두 7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6명은 군복 차림이었지만, 무장은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나포 당시 "이삿짐을 나르다 항로를 착각했다"면서 "귀순 의사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측은 나포 1시간 뒤,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 "어선이 실수로 월선했다"면서 "돌려보내지 않으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발적인 상황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선박에) 어떤 무기가 있지도 않았고, 선박을 추적하는 북한 경비정이 즉각 퇴각한 것을 보면 우발적인 사고일 가능성이 좀 더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한 때 북측의 해안포 일부가 개방되는 등 군사적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연평도 등 서해 5도에서는 급히 민간 대피소 문을 여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측에 "상황 확인이 끝나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통보하고, 나포한 선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월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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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정동훈
北 선박 남하‥뒤쫓던 경비정에 경고 사격
北 선박 남하‥뒤쫓던 경비정에 경고 사격
입력
2022-03-0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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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03-0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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