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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유도제 투여·성폭행 혐의 50대 병원장 구속

마취 유도제 투여·성폭행 혐의 50대 병원장 구속
입력 2022-04-02 07:15 | 수정 2022-04-0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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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강남에서 정체불명의 병원을 운영하며 여성들에게 전신마취 유도제를 투여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의사가 구속됐습니다.

    이 의사는 과거에도 마취 유도제를 투여했다는 의혹을 받자 간판만 바꿔서 병원을 계속 운영해왔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52살 병원장 강 모 씨가 수사관들에게 팔을 잡힌 채 법원을 나섭니다.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여성 환자들에게 치료가 아닌 목적으로 상습 투여하고, 일부를 성폭행한 혐의로 영장이 청구돼 구속심사를 받은 겁니다.

    [원장 강 모 씨]
    "<성폭행 혐의 인정하십니까> ‥ <에토미데이트 왜 투여하신 거예요?> ‥ <피해자들이 여러 명인데 죄송한 마음 안 드세요?> ‥"

    서울 서부지방법원은 어젯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강 씨를 구속했습니다.

    강 씨는 서울 압구정 번화가에서 10년 넘게 개인 병원을 운영해 왔습니다.

    각종 술집들이 들어선 골목 사이로 보이는 강 씨의 병원 간판.

    흰색 바탕에 파란 꽃이 그려져 있고, 밑에는 빨간 글씨로 병원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전화번호도, 진료과목도 없는 이 병원은 주변에서도 정체를 모릅니다.

    [인근 상인]
    "그냥 의원, 진짜 '의원'이라고만 되어 있어서‥ <무슨 과를 진료한다?> 그런 게 없었어요. 아예 정체를 몰라요."

    확인해보니 병원은 석 달 전쯤 폐업했고, 그 자리에 다른 사무실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그 분 나가셨어요. 이제 그만 두셨어요, 병원은. 사무실로 바뀌었어요. 미국으로 (간다는) 그런 말씀은 있으셨는데‥"

    강 씨는 사전 예약제로 비밀리에 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전신마취 유도제인 '에토미데이트'를 투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일부 여성 환자들을 상대로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만 최소 4명입니다.

    강 씨는 "치료 목적으로 투약했고, 합의 하에 성관계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씨는 지난 2019년에도 '에토미데이트' 상습 투여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는데, 그 후 병원 간판만 바꿔 달고 영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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