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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듣는다"고‥10년 넘게 장애인 폭행

"말 안 듣는다"고‥10년 넘게 장애인 폭행
입력 2022-04-14 06:48 | 수정 2022-04-1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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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애인 시설에 살고 있는 중증 장애인들이 상습적으로 폭행과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애인이 벌어온 급여까지 시설 관계자들이 가로챘습니다.

    김서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적 장애인 3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한 장애인 거주시설.

    한 남성이 방구석에 앉아있는 장애인에게 갑자기 발길질을 시작합니다.

    "밟아버린다. 밟아버린다."

    장애인이 소리를 지르자, 머리를 벽으로 밀칩니다.

    <아…아악. 아아…>
    "입 다물어."

    같은 장애인이 무릎을 꿇고 뒷짐을 진 채 벽에 이마를 대고 있습니다.

    "너 밥 먹지 마. 밥 먹지 마."

    또 다른 날, 옷을 벗은 채 웅크리고 앉아있는 장애인에게 발길질을 마구 퍼붓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는 동료 장애인들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폭행을 당한 30대 이 모 씨는 정신연령이 서너 살도 안 되는 중증 지적장애인입니다.

    가해자인 직원 박 모 씨는 이 시설 이사장의 처조카입니다.

    '마음에 안 든다',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10여 년 동안 장애인들에게 수시로 폭력을 휘둘렀다고 동료 직원은 증언합니다.

    [장애인시설 직원 A]
    "생활관에 열 번을 들어오면 한 최소 여덟 번 정도는 그런 식으로 다 했었고요. 그냥 자기 눈에 거슬린다거나 그럴 때…"

    보다 못한 일부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곧바로 묵살됐습니다.

    장애인들이 벌어온 월급도 빼앗겼습니다.

    장애인들이 외부업체에서 일하면서 월급을 받아 적금을 들었는데,

    이 시설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이사장의 여동생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설 관계자/이사장 여동생]
    "수사기관에서도 그렇고 아직까지 전부 다 진술도 끝나지 않은 상태고… 저는 인터뷰에 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은 직원 박 씨를 분리 조치했고, 이사장과 여동생 등을 상대로 횡령과 학대 정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감독 의무가 있는 안동시는 이 시설에 대해 매년 점검을 해왔지만 그때마다 '문제없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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