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청송 사과, 산청 딸기처럼 생산지가 곧 상표가 되는 지역 특산물들이 있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믿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가짜가 많다고 합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북 안동의 한 농업회사.
'청송 사과'라고 적힌 박스가 쌓여있고 뒤쪽에선 사과 포장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정작 창고엔 청송에서 재배한 사과가 없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서울 20번 이것도 중도매인 거고… 사장님, 청송 게 어느 겁니까?"
이 업체는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사과를 도매시장에서 싼값에 떼와서 지역 특산물인 '청송 사과'라고 속여 팔았습니다.
청송군이 지역 농업인에게만 지원하는 포장 박스를 똑같이 만들어 썼습니다.
이른바 '박스 갈이'를 한 겁니다.
이렇게 포장된 가짜 청송 사과는 전국 도매시장과 유명 홈쇼핑, 대형 온라인 쇼핑몰 등에 유통됐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가짜 청송 사과와 주스를 판매한 업자와 농업인 등 4명을 적발해, 원산지 표시법과 상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부정 유통된 양은 확인된 것만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350톤, 17억 원어치입니다.
산지를 속여 '산청 딸기'와 '포항 시금치'를 판매한 업체 6곳도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김경한/국립농관원 원산지기동단속팀장]
"유통인, 농업인, 가공업자까지 연루된 지역사회에 오랜 기간 팽배해 있는 토착화된 비위 행위로 판단하고…"
문제는 박스 갈이 현장을 적발하지 않는 이상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농산물의 생김새나 맛, 가격으로는 산지를 구별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농관원은 특히 온라인으로 지역 특산물을 살 때 상품 출고지나 환불 배송지가 산지와 다른 경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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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손은민
'박스갈이'로 가짜 청송사과 350톤 판매
'박스갈이'로 가짜 청송사과 350톤 판매
입력
2022-04-15 06:47
|
수정 2022-04-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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