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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쓴 이유, 작가에게 물었다

'파친코' 쓴 이유, 작가에게 물었다
입력 2022-04-19 06:44 | 수정 2022-04-19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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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해방후 차별의 삶을 살아온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파친코>

    재미 소설가 이민진 작가의 원작 소설이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로 먼저 유명세를 탔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뉴욕에서 이민진 작가를 직접 만났습니다.

    이용주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일제 강점기, 고향을 떠나 낯선 세계를 떠돌며 질기게 살아가는 한인 교포 가족의 삶은 그린 드라마 <파친코>.

    작가는, 파친코는 집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이민진/소설 <파친코> 작가]
    "<파친코>는 실제로 집에 대한 소설입니다. 집이란 뭘까요? 이민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재외동포로서 나에게 집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집을 잃는 것에 대해서도요. (집에 대한 열망과 열정을 갖고 계시네요) 네, 맞아요."

    "집을 잃는 것에 대한 이야기"란 말에는 작가의 삶이 들어있었습니다.

    작가 역시,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아버지와 함께 7살 어린 나이에 미국 이민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그리고, 20대 초반에 들은 또 하나의 이야기.

    한국인이란 이유로 괴롭힘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재일교포 중학생의 사연이 소설을 쓰게 했습니다.

    [이민진/소설 <파친코> 작가]
    "(학교 졸업앨범에) '너를 증오한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너한테 김치 냄새 나' 이렇게 적었대요. 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나라에서 태어났고 생긴 것도 똑같은 친구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이 생각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소설 초고에서의 주인공은 솔로몬.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성공지향적인 재일교포 3세 남성 이었습니다.

    하지만 4년간 일본에 머물면서 만난 자이니치 백여 명의 삶이 소설의 주인공을 바꿨습니다.

    추잡하다고도 했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살기 위해서 억척스러워야했고 그렇게 살아낸 인생이 자이니치들의 진짜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은 그래서 선자가 됐습니다.

    "제가 밤낮으로 일해서 손톱이 다 부러지고... 내 아이는 부족한 것 없이 키울 겁니다…"

    [이민진/소설 <파친코> 작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건너온 한국 여성들은 집에서 돼지를 길렀고 몰래 술을 담그다 잡혀가기도 했고 자녀들에게 길거리에 나가 폐품을 주워오라고 시켰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맞아, 선자야. 주인공은 선자가 돼야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만 개의 사연이 배어있을 주인공 선자의 삶을, 작가는 하지만, 위대하다고 추키지 않았습니다.

    역사는 우리를 실망시켰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첫 문장.

    선자처럼 평범한, 우리 평범한 인생들에 대한 헌사처럼 들립니다.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땠는지 전혀 기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지치지 않고 강인하며 흥이 많은 데다, 생존을 위해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 상관 없다'라고 쓴 것입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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