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종섭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자문 대가로 4천2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당시 자문보고서를 보니 신문기사를 그대로 베껴 제출하는가 하면 서로 다른 주제인데 내용은 똑같은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방과학연구소의 의뢰를 받고 지난 2월 11일에 제출한 자문 보고섭니다.
남북의 정찰위성 현황과 개발계획에 대해 노동신문을 인용하고 전문가 인터뷰까지 해 자세하게 자문 내용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 후보자의 보고서는 한 언론사의 기사와 거의 똑같았습니다.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로 시작하는 첫 단락은 해당 기사와 아예 똑같았고, 두 번째 단락도 '2023년 11월까지'라는 기간을 뺀 것과 위성 무게 '100kg'을 '200kg'로 쓴 것만 제외하면 기사 내용과 모두 동일합니다.
심지어 이 기사는 이 후보자 자문이 있고 난 뒤 한 달 가까이 지난 3월 10일에 나온 겁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한 내용을 보도한 3월 10일 노동신문 기사를 인용했는데 이 내용까지 그대로 베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다보니, 한 달 뒤인 3월에 벌어진 일이 한달 전인 2월 보고서에 담기는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취재 결과, 이 후보자가 2월에 직접 자문한 것은 25일 1건인데, 국방과학연구소가 서면 자문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추가로 자문료를 지급한 겁니다.
이처럼 이종섭 후보자에게 허위로 지급된 2월 자문료는 300만 원에 달합니다.
부실한 자문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각기 다른 주제의 자문인데, 답변은 동일한 사례가 확인된 것만 15차례에 달했습니다.
3성 장군 출신인 이 후보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1등급 전문가 대우를 받아 시간당 40만 원의 자문료를 받아 왔습니다.
[안규백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자문 내용이) 반복, 중복 게재되었고 또 심지어는 모 일간지 칼럼을 그대로 복사해서 제출하는 그런 사례도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측은 직원이 신문을 보고 보고서를 정리했다며 사과하고 과다 지급된 자문료는 환수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후보자 청문준비단은 자문보고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혀 스스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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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조명아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부실 자문' 의혹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부실 자문' 의혹
입력
2022-04-29 06:19
|
수정 2022-04-29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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