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축 수업하더니 어른들 축제‥"섬이라서"

◀ 앵커 ▶

평일 대낮에 초등학교에서 술을 곁들인 지역 축제가 벌어져 학습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단축 수업을 해야 했는데요.

주최 측은 섬 특성상 행사를 개최할 시기와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강서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평일 대낮, 수업 중이어야 할 초등학교에 느닷없이 성인 가요가 울려 퍼집니다.

운동장 한편에 설치된 천막에는 술과 음식이 차려져 있고,

책가방을 맨 초등학생들이 술판이 벌어진 테이블 사이를 오갑니다.

지난 17일, 지역 체육대회가 열린 전남 여수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의 모습입니다.

정작 학생들은 해당 체육대회로 인해 오전만 진행하는 단축수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인근 지역 학부모]
"음식 깔아놓고 밴드 준비해놓고 어디서 (선거) 후보라는 사람들 와가지고 입구에서 인사 다니고 애들 보는 앞에서 술 먹고 춤추고. 그게 뭐 하는 짓들입니까."

대회 주최 측인 지역 체육회는 섬마을 특성상, 행사를 평일에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00면 체육회장]
"근무하시는 분들도 많고, 여수로 출타를 많이 합니다, 휴일 같은 경우에는. 저희는 여태 평일로 날을 잡아 가지고 행사를 했거든요."

학교 측은 시설 등이 부족한 섬 지역에서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열린 지역 행사에 협조하지 않을 순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여수교육지원청은 섬마을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지적엔 공감하지만,

체육대회 협조와 단축수업은 학교장의 재량이라 제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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