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요즘 수도권에서 제비 보기가 힘든데요.
우리에게 친숙하거나, 혹은 낯설지만 아름다운 새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현인가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강 하구에 드넓게 펼쳐진 장항습지.
등이 검고 배는 하얀 작은 새 두 마리가 포착됐습니다.
제비입니다.
둥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진흙과 지푸라기를 물고 날아오릅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고양시의 한 건물.
대규모 아파트 공사를 앞두고 사람이 떠난 건물에 제비들이 지은 둥지가 보입니다.
이 건물 처마에만 둥지가 6개.
한 둥지에는 알이 소복하게 쌓여 있고 또 다른 둥지에는 갓 태어난 새끼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부모 제비가 먹이를 물고 오자 배고픈 새끼들이 일제히 입을 벌립니다.
그러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정겨운 제비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한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백로와 왜가리 등 여름 철새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팔당대교 부근.
노란색 배와 흰 눈썹이 특징인 이 새의 이름은 ‘흰눈썹황금새’입니다.
한 때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90년대 이후에만 66%나 개체 수가 줄었습니다.
파란 날개와 주황색 배, 흰 목을 가진 '청호반새'.
노란 깃털이 매력적인 이 새는 '노랑때까치'입니다.
청호반새는 95%, 노랑때까치는 59% 줄었습니다.
서울대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조사한 50여 종의 새 중 20여 종의 개체 수가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북미에서는 1970년대 이후 전체 새의 30%인 30억 마리가 급감했고 유럽도 40년간 18%가 줄었습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가장 큰 이유는 인간에 의한 서식지 소실과 변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후변화는 더 중요한 핵심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철새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철새들은 태어나서 언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유전자에 각인돼 있어 행선지를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최창용/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새가 사라지면) 해충을 구제한다든가 (식물의) 종자를 퍼뜨리는 등 생태계가 제공해줄 수 있는 혜택을 우리가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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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현인아
현인아
흰눈썹황금새·노랑때까치‥돌아오지 않는 새들
흰눈썹황금새·노랑때까치‥돌아오지 않는 새들
입력
2022-05-3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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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05-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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