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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기자들] "기저귀 먹어라" 공포의 요양병원‥해결책은?

[친절한 기자들] "기저귀 먹어라" 공포의 요양병원‥해결책은?
입력 2022-06-28 07:41 | 수정 2022-06-2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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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의 맥락을 꼼꼼하게 짚어드리는 <친절한 기자들>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양주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간병인의 폭행과 욕설 등 학대 사건을 단독 보도한 사회팀 유서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유서영/기자 ▶

    네, 안녕하세요.

    준비한 영상부터 먼저 보실까요?

    ◀ 리포트 ▶

    간병인: "여기 똥기저귀, 처먹어라. 가만히 있으라고 XX, 몇 번이야"

    간병인: "에이 개XX야, 맞아도 싸지."

    실제로 아버지의 팔과 다리 곳곳에 멍이 들어 있었고, 엉덩이를 비롯해 기저귀가 닿은 곳은 욕창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수염은 오랫동안 깎지 않아 덥수룩했고, 몸에서는 심한 냄새까지 났습니다.

    [6월 21일 뉴스데스크]
    앵커: "다른 환자도 간병인으로부터 학대 위협을 느꼈다는 증언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보호자: "간병사가 때리려고 하면 이거를 들고요. <휴대폰을?> 네, 그래갖고 녹음을 하거나 그렇게… 뭐라도 하려고 하면 이렇게 딱 휴대폰을 켜신다고 하더라고요."

    ◀ 앵커 ▶

    내용이 정말 끔찍하네요.

    이 사건을 어떻게 취재하게 된 거죠?

    ◀ 유서영/기자 ▶

    네, 이 요양병원에 있던 한 환자의 가족이 제보를 해왔는데요.

    아버지가 요양병원에서 간병인한테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보자의 아버지는 78살인데, 뇌경색 후유증으로 지난 3월에 이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석 달 후인 지난 10일에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가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당신 아버지가 학대를 당하고 있다" 이러면서요.

    그러고선 자신이 녹음한 걸 보내줬는데 그 내용이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녹음본 13개, 총 길이는 30분 가량이었는데요.

    앞에서 들은 60대 간병인의 폭언은 물론 아버지를 폭행하는 듯한 소리까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이렇게 녹음을 해서 알려준 환자는 평소에 이 가족과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었는데, 옆에서 학대 피해를 보다 못해 가족에게 알려줬다고 합니다.

    ◀ 앵커 ▶

    이렇게 심각한 학대를 당하고 있어도 가족은 전혀 몰랐다는 얘기인데요.

    왜 그랬던 거죠?

    ◀ 유서영/기자 ▶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로나19입니다.

    지난 20일 전까지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의 대면 접촉면회가 제한돼 있었잖아요.

    이 가족들도 아버지가 입원하신 뒤 석 달 동안 단 두 번, 그것도 비닐막으로 가린 채 만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 아버지가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이다 보니까 이런 식으로는 학대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거죠.

    또, 해당 간병인이 병원측에서 배정해준 공동 간병인이라는 점도 꼽을 수 있는데요.

    가족들은 이 간병인의 기본적인 인적사항이나 연락처조차 모르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접촉하기가 어려웠던 거죠.

    또, 병실 내 CCTV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이런 노인 학대 등을 막기 위해 요양원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요.

    의료시설인 '요양병원'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간병인의 경우, 의료진보다 더 오랜 시간을 환자와 함께 있지만, 국가자격증이 필요한 요양보호사와 달리 제도화돼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 앵커 ▶

    이렇게 될 때까지 병원은 뭘 하고 있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병원 측은 책임은 없나요?

    ◀ 유서영/기자 ▶

    이런 학대 사실을 가족들에게 전해 온 같은 병실 환자는 병원 측에 여러 번 간병인의 학대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건데요.

    병원 관계자는 일단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없고,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의료진이 늘 병실 안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지 못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더 나아가, 간병인 선발과 이번 일 같은 문제상황의 사후 조치는 간병인 중개업체의 소관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지난 2018년에 요양병원 간병인의 실수로 환자가 숨졌을 때, 간병인들을 실질적으로 감독하는 병원 책임도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 앵커 ▶

    그럼 이제 이 간병인은 어떻게 되는 거죠? 처벌은 받는 겁니까?

    ◀ 유서영/기자 ▶

    네, 이 간병인은 현재 폭행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병원에 찾아갔을 때 처음엔 학대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녹음본을 토대로 경찰이 추궁하니까 범행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족들이 학대 사실을 알고 병원에 찾아간 당일에, 병원은 먼저 그만뒀고요.

    간병인 중개업체와도 연락을 끊은 상황입니다.

    지역 노인보호전문기관도 조사에 나선 만큼, 이 간병인한테 가중처벌이 이뤄지는 노인학대 혐의를 적용할지도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입니다.

    ◀ 앵커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유서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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