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연세대학교 학생이 교내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논란입니다.
집회가 너무 시끄러워 피해를 받았다는 게 이유였는데, 청소노동자들은 학교가 아닌 학생과 법정다툼을 하게 됐습니다.
전준홍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해로 11년째 연세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안희숙 씨.
학생과 교수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일을 마치느라 새벽부터 건물 구석구석을 분주히 오갑니다.
[안희숙 /연세대 청소노동자]
"아침에 다섯 시 반에 와서요. 두 시간 반을 쉬지 않고 계속 해야 돼요."
안씨가 받는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인 시간당 9,390원입니다.
"학생들이니까 그렇게 즐겁게 내 식구라 생각해서 즐겁게 그냥 해요. 일이 뭐 힘들어도 즐겁게‥"
청소노동자들은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만큼인 시급 440원 인상과 샤워실 마련 등을 요구했지만,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자 교내에서 석 달째 점심 시간마다 쟁의를 이어왔습니다.
"최저임금 1만 원으로~"
그런데 이를 지켜 봐온 몇몇 학생이 집회 소음으로 수업권을 침해당했다며 잇따라 민형사 소송을 냈습니다.
[이승민/서대문경찰서 수사과장]
"확인할 건 저희가 확인하고 갈 생각이에요. (필요하면) 다 볼 거예요. (업무방해 이런 것도?) 검토해야죠."
학내 쟁의행위가 업무방해나 불법 집회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흔치는 않습니다.
[박지영/변호사]
"모든 게 업무 방해가 되는 게 아니고, 참을 수 있는 한도를 좀 넘어서서 학생들을 이제 괴롭히려는 목적도 있어야 되고‥"
청소노동자들로서는 사회적 약자의 노동권 보장 요구에 힘을 보태주던 학생들이 냉혹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안희숙 /연세대 청소노동자]
"속상하더라고요. 그 학생이 신고한 거는 밉지는 않은데, (시간을 끄는) 학교 측에 저희는 불만이 있는 거죠."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연세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의 소송 제기를 비판하는 강의계획서를 내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다른 대학에 파급력이 높은 연세대 같은 큰 규모의 대학들이 오히려 다른 대학들이 얼마나 임금을 올리는지 눈치를 보면서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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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전준홍
'수업권' 고소 일파만파‥학교는 구경만?
'수업권' 고소 일파만파‥학교는 구경만?
입력
2022-07-0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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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07-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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