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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리포트] 북반구 초여름 실종‥최악의 6월 폭염

[기후환경 리포트] 북반구 초여름 실종‥최악의 6월 폭염
입력 2022-07-08 07:39 | 수정 2022-07-0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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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후환경리포트 시간입니다.

    현인아기자 나와있습니다. 올해는 6월부터 폭염의 기세가 정말 무섭습니다. 우리나라만 이런 게 아니라면서요?

    ◀ 현인아 ▶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와 유럽, 북미 등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여름은 6월부터 시작하죠. 그런데 잘 알다시피 견디기 힘든 폭염은 7~8월에 나타나죠. 그런데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6월부터 폭염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앵커 ▶

    초여름 없이 곧바로 한여름이 시작된 거네요.

    ◀ 현인아 ▶

    그렇습니다. 그것도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일본과 이탈리아 상황을 먼저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6월 하순 일본 도쿄의 사무실입니다.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실내가 어두워집니다.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직원들이 하던 일을 계속합니다.

    정전된 게 아니라 전기를 아끼기 위해 불을 끈 겁니다.

    도쿄의 대형 건물들은 절반 가까운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하고 절전에 동참했습니다.

    도쿄역 앞에서 꺼내든 온도계는 38도를 훌쩍 넘었습니다.

    전례 없는 6월 폭염이 일본을 덮쳤습니다.

    도쿄에서 머지않은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기온은 40도를 넘었습니다.

    일본에서 6월 기온이 40도를 넘은 건 기상관측 이후 처음입니다.

    처음 겪는 6월 폭염에 많은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6월 하순 일본에서는 일주일 만에 4,500여 명이 열사병으로 입원했습니다.

    냉방기기 사용이 폭증하면서 전력수요가 폭증했고, 일본의 전력 예비율은 위험 수준인 3%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노부키 가토/일본 정부 관계자]
    "전력난이 걱정됩니다. 6월인데 상황이 이렇게 나쁘니 날씨가 더 더워지는 7월이나 8월에는 어떤 상황이 닥칠지 예상하기 힘듭니다. 정말 걱정이네요."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산. (해발 3천343m)

    이번 주 초 (현지 시간 7월 3일) 갑자기 떨어져 나온 빙하가 덮쳐 2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북부 지방은 최고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해발 3천m가 넘는 돌로미티산맥의 정상도 영상 10도까지 기온이 올라 관측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기록적인 열기에 빙하가 녹아 균열을 일으켰고 부서진 빙하는 대규모 산사태를 일으켜 인명을 앗아갔습니다.

    ◀ 앵커 ▶

    지난 번 기후환경리포트에서 로키산맥과 히말라야산맥의 빙하가 녹아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전해드렸는데 이번에는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무너져 큰 피해가 발생했군요.

    ◀ 현인아 ▶

    네 그렇습니다. 유럽에서는 빙하가 무너져 사람들이 죽었고, 일본 등 각국에서는 열사병 사망자도 늘고 있습니다.

    ◀ 앵커 ▶

    안타깝습니다. 폭염이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군요.

    이게 유럽의 폭염상황인가요?

    ◀ 현인아 ▶

    네 6월 최고 기온만 정리한 건데요.

    지난 6월 18일 프랑스 남서부 비아리츠 지역의 기온은 42.9도, 보르도는 40.5도를 기록했고요.

    피레네산맥 너머 스페인 북부 산세바스티안의 기온은 43.9도, 독일 콧부스시 39.2도 체코 기온도 39도를 기록했습니다.

    ◀ 앵커 ▶

    이게 전부 6월 기온이라니 놀랍습니다.

    정말 북반구에서 초여름이 사라졌군요.

    ◀ 현인아 ▶

    네. 그렇습니다. 일본 상황 보여드렸지만, 중국에서도 최고기온이 44도를 기록했죠. 우리나라 상황 보시죠.

    ◀ 리포트 ▶

    6월 29일 강릉의 아침 최저기온은 30.1도를 기록해 초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아침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은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하루 전에는 서울 등 많은 지역에서 초유의 6월 열대야가 나타났죠.

    기상청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는 96개 기상관측소 중 13곳을 제외한 83곳의 6월 최저기온 신기록이 경신됐습니다.

    원인은 뜨거운 아열대 기류입니다.

    우리나라 남동쪽의 아열대 고기압, 북서쪽의 저기압이 각각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으로 돌며 뜨겁고 습한 아열대 공기를 펌프처럼 한반도로 불어넣었습니다.

    동해안은 푄현상까지 겹쳐 열기가 더해졌죠.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도 높았습니다.

    수온이 높으면 수증기가 더 많이 발생하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치 온풍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뜨거운 열기와 습기가 계속 유입됐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올여름 우리나라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폭염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데요.

    첫째, 평년보다 강력한 티베트 고기압입니다.

    티베트고원의 눈이 많이 녹아 땅이 가열되고 있는데, 이 열기가 동아시아의 열돔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차가워지는 라니냐 현상입니다.

    라니냐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서태평양 지역에 비구름을 집중시키고, 우리나라 부근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을 강화해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주목할 현상은 기후변화입니다.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빠르게 변하는 극한 날씨 유형이 폭염이라고 말합니다.

    [클레어 널리스/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일찍 시작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폭염은 더 자주 찾아오고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앵커 ▶

    올여름 우리나라와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니까 기후변화의 위협이 점점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 현인아 ▶

    네. 현장에서 기후변화를 취재하는 우리도 정확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돌로미티 빙하 붕괴 사고 직후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이번 사고는 의심할 여지 없이 기후, 환경 상황의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애도의 뜻을 전했는데요.

    교황은 이번 사고를 “기후변화가 초래한 비극으로 규정하고, 세계는 인간과 자연을 존중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앵커 ▶

    이제 6월이 지나갔을 뿐인데 7, 8월 더위가 정말 걱정이네요.

    ◀ 현인아 ▶

    그렇죠. 그런데 이러다가 비가 쏟아지면 무섭게 쏟아지잖아요? 장마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폭염과 폭우에 잘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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