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징역 10년 법정구속‥이례적 중형, 왜?

◀ 앵커 ▶

자신의 그룹 지배권 회복을 위해 수천억원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보석상태였던 박 전 회장은 다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정상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시 최대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재계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룹은 자금난에 빠졌고, 3조5천억원 빚을 지며 사 들인 대우건설은 이내 되팔았습니다.

이어 금호렌터카와 금호고속, 대한통운 등 주력 계열사들도 줄줄이 팔아치워야 했습니다.

2015년 박삼구 전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 지분을 다시 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계열사 돈 3천 3백억원을 횡령하고, 계열사에게 불리한 거래도 마구 일삼았다가, 결국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선고 결과 어떻게 예측하실까요?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미안하죠. 심려 끼쳐서…"

법원은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작년 11월 보석으로 풀려난 박 전 회장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하면서 다시 구치소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재벌 그룹이 법질서를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룹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계획적으로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된 계열사 돈을 빼내 또 다시 손실을 키웠다"며 "겉으로 드러난 계열사 피해보다 국가 전체에 입힌 피해가 크다"고 질타했습니다.

징역 10년은 재벌 총수의 경제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 중 비교적 높은 수준입니다.

이보다 높은 처벌을 받은 재벌 총수는, 징역 15년이 확정됐던 한보사태의 정태수 전 회장이 꼽힙니다.

1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던 동양그룹 현재현 전 회장은, 항소심에서 형량이 징역 7년으로 깎인 바 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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