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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기자들] 미중 갈등 속 수교 30주년‥변화된 한중 관계

[친절한 기자들] 미중 갈등 속 수교 30주년‥변화된 한중 관계
입력 2022-08-24 07:39 | 수정 2022-08-2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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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의 맥락을 꼼꼼하게 짚어드리는 <친절한 기자들> 시간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수교한지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 기류는 미묘합니다.

    오늘 <친절한 기자>에서는 이해인 베이징 특파원과 함께 변화된 한중 관계를 짚어보려 합니다.

    이해인 특파원, 먼저 오늘 예정된 기념 행사가 있나요?

    ◀ 기자 ▶

    네. 오늘 저녁 한중 양국에서 동시에 수교3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립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주한 중국대사관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우리측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주중 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중국측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의 행사는 30년 전 양국이 수교 서명을 했던 조어대에서 열립니다.

    양국 외교장관은 행사에서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때는 주중 한국대사관 주최 행사에 중국측이 누구를 보내느냐가 양국간 관계를 보여주는 방향타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양국 관계가 아주 좋았던 수교 20주년 기념식 때는 주석 취임을 앞두고 있던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참석해 화제가 됐습니다.

    반면 사드 사태로 관계가 좋지 않았던 25주년 때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완강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 참석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3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많은데 왜 그런 건가요?

    ◀ 기자 ▶

    네. 여러 측면에서 짚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조희형 특파원의 이 리포트부터 먼저 한번 보시죠.

    베이징 북쪽의 순이구.

    2002년 현대자동차는 이 곳에서 베이징자동차와 손을 잡고 중국에서의 첫 생산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현대차 1공장은 3년 전 가동을 멈췄습니다.

    제 뒤로 과거 현대차 간판이 있었던 자리에는 흔적만 남아있는 상태이고요.

    정문은 차단벽으로 모두 막혀있습니다.

    현대차는 한 때 베이징에만 3개의 공장을 지으며 중국내 생산량이 백만대까지 달했지만만 지금 이 공장은 중국 전기차 회사에 매각됐습니다.

    현대차와 협력업체가 떠나면서 거리에 넘쳐났던 한국 식당에 한글 간판은, 이제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롼 씨/한국 슈퍼 운영]
    "한국 손님은 몇 명밖에 안돼요. <대부분 손님이 중국인인가요?> 네."

    한국 교민들이 모여사는 베이징의 코리아타운, 왕징을 가봤습니다.

    이곳은 한식당이 모여 있어 건물 이름 자체가 '한국성'입니다.

    1층 가장 목 좋은 자리엔 원래 있던 한국 빵집이 사라지고 지금은 중국 식당이 들어섰습니다.

    [셰 씨/베이징 주민]
    "몇 년 전에 없어졌어요. 코로나 때문에 한국인들이 많이 집으로 돌아갔잖아요."

    한국 기업이 운영했던 인근의 한 호텔은 해외 유명 호텔 체인에 넘어갔습니다.

    한 때 '코리아 패션' 으로 이름났던 지하상가는 손님 없이 한산합니다.

    [한국 옷가게 운영]
    "(한국 물건이) 품질은 되게 잘 만들어졌다는 걸 인정을 했거든요. 사드가 터지면서 코리아라는 거에 대해서 민감해지기 시작했어요."

    ◀ 앵커 ▶

    네. 영상을 보니까 중국에서 한국의 위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함께 성장하는 윈윈관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국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는 거죠.

    정치는 좋았을 때도 있고, 나빴을 때도 있지만 경제는 특히 그랬습니다.

    수교 당시 64억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3015억 달러로 5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고, 또한 우리가 가장 많은 물자를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제적 상생 관계가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근본적 원인은 중국의 성장입니다.

    과거 양국의 무역 구조는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완제품을 만들어 중국 내에서도 팔고, 수출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국은 '세계의 공장'에 물건을 대면서 함께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쌓으면서 그동안 한국에서 수입했던 중간재는 직접 생산하거나 오히려 한국에 수출하고, 완제품으로도 한국 제품과 경쟁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겁니다.

    수교 이래 늘 흑자였던 대중 무역 수지는 지난 5월부터 넉 달 연속 적자 상태입니다.

    ◀ 앵커 ▶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 점도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요?

    ◀ 기자 ▶

    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란 뜻의 '경중안미'를 표방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 정부 들어 이런 기조가 좀 바뀌고 있죠.

    미국은 안보와 경제 모두에서 대중국 포위망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고, 새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예비회의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미국의 기대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9일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은 사드와 칩4 문제 등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현안들을 일단은 봉합해놨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회담 이후 이미 배치한 사드의 운용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갈등 요소는 여전히 잠복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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