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60대 부부가 5m 깊이의 생강 저장굴에 들어갔다가 유독가스에 중독돼 남편이 숨졌습니다.
생강 저장굴에는 보통 수백에서 수만 kg의 생강이 저장돼 있는데, 여기서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온다고 합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개미굴처럼 여러 갈래로 땅을 판 5m 깊이의 생강 저장굴입니다.
방독면을 쓴 구급대원들이 구멍에서 긴 줄을 잡아당깁니다.
23일 저녁 이 곳에 들어갔던 60대 부부가 가스에 중독돼 남편이 숨졌습니다.
보통 이런 토굴에는 20kg짜리 생강이 수십에서 수백 포대가 저장돼 있습니다.
"이렇게 굴을 파고 수확한 생강을 저장해 두는데 이파리나 뿌리가 썩고 싹이 나면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굴에 가득 차는 겁니다."
저장굴엔 환기 장치가 있었지만, 잠시 생강의 부패 상태만 확인한다는 생각에 설비를 켜지 않고 들어갔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남기정/생강 재배 농민]
"(환기하려고) 뜨거운 공기를 집어넣으면 생강이 상하기 때문에, 그러다보니까 농민들이 그걸 (생각을) 버릴 수가 있으니까, 아까우니까 공기를 조금 넣고 확인하러 들어가는 거예요."
얼마나 산소가 부족했던 걸까.
기자가 직접 토굴에 불을 붙인 종이를 넣자 금방 꺼져버립니다.
정상적인 산소 농도는 20~22%인데 사고 당시 토굴의 산소 농도는 1.5%로, 10분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산소 부족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주현/당진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반드시 30분 이상 충분히 환기를 시키고 송풍장치를 이용해서 환기를 하고 출입을 하시고…"
또 토굴 안에선 휴대전화 연결이 어려울 수 있어 반드시 2명 이상 들어가 작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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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박선진
"생강 저장굴 들어갔다가"‥질식 사망
"생강 저장굴 들어갔다가"‥질식 사망
입력
2022-08-25 06:23
|
수정 2022-08-2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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