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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했더니 팀원 강등‥보복인사 합법?

육아휴직 했더니 팀원 강등‥보복인사 합법?
입력 2022-09-21 06:48 | 수정 2022-09-2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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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년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육아휴직을 낸 여성 팀장을 강하게 압박해 퇴사시키라고 말한 육성이 공개돼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팀장은 팀원으로 강등됐고, 이게 보복성 인사인지 약 5년간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남양유업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홍원식/남양유업 회장 (2017년 1월 통화 녹취)]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자기가 못 견디게 해."

    여성 팀장이던 최모씨가 육아휴직을 내자, 최씨를 압박해 퇴사시키라고 지시한 겁니다.

    실제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최 팀장은, 다른 팀 평사원으로 발령났습니다.

    육아휴직에 대한 보복인지 5년여간 이어진 소송.

    1심은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한 인사"라며 최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2심은 "육아휴직 이전부터 최씨가 인사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정당한 인사라고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직속 상사조차 몰랐던 평가라고 진술했지만, 비공개 평가였다는 회사측 일방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겁니다.

    [최 모 씨/남양유업 직원]
    "갑자기 서류상으로 제가 이런 사람이었다‥법적인 다툼이 있을 때, (회사가) 서류 한 장만 내면 다 받아준다는 얘기잖아요. 노동자 입장에서는요. 백전백패일 거예요."

    대법원은 이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육아 휴직 이후 매니저에서 강등된 롯데쇼핑 직원에 대해선 부당한 인사라고 판결했습니다.

    육아휴직 전후 근로조건, 업무 성격을 따져 불이익 여부를 판단하라고 기준을 제시해놓고, 두 달 만에 예상 밖의 판단을 내놓은 겁니다.

    [양정은/최씨측 변호사]
    "기업들에게 이런 육아휴직 복직자들에 대한 업무에 대해서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죄책감이 드는 거죠."

    최연소 여성 광고팀장까지 맡았던 최씨는, 소송을 낸 뒤 경기도 고양시의 물류센터, 충남 천안 공장으로 계속해 발령났습니다.

    정년 5년을 남긴 지금도 왕복 3시간 거리의 물류센터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최 씨/남양유업 직원]
    "제가 원해서 어렵게 얻은 아이인데, '내가 만약에 아이를 안 낳았더라면‥'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는 거예요. 우울증이 더 심각해지고, 애한테 너무 미안해요."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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