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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단풍'인가 했더니 '소나무 무덤'

'이른 단풍'인가 했더니 '소나무 무덤'
입력 2022-09-27 06:42 | 수정 2022-09-2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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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산에 가보면, 때이른 단풍이 온 것처럼 곳곳이 울긋불긋한데, 이게 집단으로 말라죽은 소나무들이라고 합니다.

    이상기후 등의 여파로 재선충병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출명소로 꼽히는 한반도 동쪽 끝 호미곶.

    초가을인데도 바다 뒤편 산들이 울긋불긋 물들었습니다.

    본격적인 단풍철까진 한 달도 넘게 남았는데 무슨 일일까.

    산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실제로는 단풍이 들지 않는 소나무 숲입니다.

    곳곳에 잎이 빨갛거나 갈색으로 변한, 죽은 소나무들이 보입니다.

    재선충에 감염돼 죽은 소나무입니다.

    이렇게 바닥에는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널브러져 있고요.

    보시면 죽은 지 시간이 상당히 돼서 이렇게 손만 대도 껍질이 쉽게 벗겨지는 모습입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사실은 살아있는 나무의 껍질을 사람 손가락으로 뜯어낼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이 나무는 죽어서 생리적 작용 일체가 정지됐고…"

    이 숲의 소나무 세 그루 가운데 한 그루는 이렇게 재선충 때문에 고사했습니다.

    솔수염하늘소 같은 벌레 속에 있던 재선충이 소나무 내부로 침입하면, 수분 이동이 막혀 말라죽는 겁니다.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된 소나무가 즐비한 경주의 남산 일대도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갈색 멍이 든 것처럼, 말라죽은 소나무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최근 1년간 재선충병이 발병한 지역은 135곳, 취재팀이 찾은 영남 동해안 일대는 물론 서울을 제외한 전역이 해당됩니다.

    산림청은 최근 2년간 코로나 등으로 사전 방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남태헌 차장/산림청 (5월)]
    "코로나19로 인해서 2021~2022년도에 인력 투입이 제때 제대로 되지 않은 점도 사실은 작용한 거고요."

    하지만 기후변화 요인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재선충의 숙주가 되는 벌레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는데, 소나무의 면역력은 이상 기후 때문에 약해졌다는 겁니다.

    이렇게 가면 2060년대에는 백두대간 일부 산간에서만 소나무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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