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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도에 묻힌 아이들‥유해 발굴 시작

선감도에 묻힌 아이들‥유해 발굴 시작
입력 2022-09-27 07:39 | 수정 2022-09-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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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부랑아 수용을 명목으로 수많은 소년들을 강제로 끌고 가 끔찍한 인권 유린을 벌인 곳이죠.

    경기도 안산에 있던 옛 선감학원 터에서 설립 8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잡초가 무성한 야트막한 봉분들 사이에 빨간색 통제선이 쳐졌습니다.

    삽으로 조심스럽게 잔디를 들춰내고, 호미를 이용해 흙더미 곳곳을 살핍니다.

    선감학원에 끌려갔다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김영배/선감학원 피해자]
    "어리고 나약한 사람이 묻혔어요. 피해자들 중에서도 어린 사람이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서‥"

    봉분들 곳곳에는 150여 명의 아이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선감학원이 설립된 지 80년 만에 본격적인 유해 시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우종윤/한국선사문화연구원 원장]
    "얼마큼 뼈가 남아있는지라고 하는 것만 선별적으로 조사를 하고, 전체 일대에 대한 향후에 정밀 발굴 계획을 세우는 기초 확인 작업입니다."

    일제 말기였던 1942년, 부랑아를 격리한다며 설립된 선감학원은 해방 후에도 1982년까지 운영되면서 최소 4천6백여 명의 아동을 강제 수용했습니다.

    대부분 13살 이하였던 아이들은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강제노역과 폭행, 성폭력 등에 시달렸습니다.

    당시는 섬이었던 선감도를 탈출하려다 상당수가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고, 떠내려온 시신들을 동료 아이들이 묻었습니다.

    [안영화/선감학원 피해자]
    "노동하고 기합받고 매맞고 뭐 그런거죠. (탈출하려다가) 섬 쪽으로 밀려온 아이가 있었어요. 여기 갖다 묻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기록된 사망자는 24명이지만 생존자들은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암매장됐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6년엔 근처 야산에서 아동의 유골과 신발 한 켤레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4박5일간의 시범 발굴 작업을 진행한 뒤, 유해가 확인되면 전면 발굴을 정부에 권고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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