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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기자들] 집무실 공사, 무슨 돈으로‥전국 지자체 전수조사

[친절한 기자들] 집무실 공사, 무슨 돈으로‥전국 지자체 전수조사
입력 2022-09-29 07:39 | 수정 2022-09-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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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의 맥락을 꼼꼼하게 짚어드리는 <친절한 기자들> 시간입니다.

    지난 7월 임기를 시작한 지자체장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자기 집무실을 새단장하는 실태를 취재한 남재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남기자, 지난 한달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셨더라고요.

    ◀ 남재현/기자 ▶

    네, 여러 지자체 다녀왔는데요. 먼저 준비한 영상부터 한번 보시겠습니다.

    '1호 공약'이라며 당선되자마자 한 달 동안 1억 8천여만 원을 들여 군수실을 새로 단장했습니다.

    집기도 모두 새 겁니다.

    책상 329만 원, 탁자 330만 원, 소파 490만 원.

    1백만 원짜리 무선청소기에 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 살균건조기까지.

    3천4백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횡성군수 비서실]
    "이거는 다 새로 구매를 한 거죠?"
    "네, 맞아요. 새로 구입을 한 거죠."

    전임 군수가 쓰던 물건들은 지하창고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구매 날짜를 확인해봤습니다.

    회의용 의자는 2018년 1월, 책상 서랍과 군수가 쓰던 의자는 2019년 5월에 샀고, 작년 4월에 산 보조책상도 있습니다.

    모두 사용에 문제가 없고, 사용 기한도 한참 남았는데 창고로 내려보낸 겁니다.

    군수가 바뀔 때마다 해온 관행이었습니다.

    [가평군 관계자]
    "이런 걸 물려 쓸 수 있는 분위기는 안되는 거예요?"
    "군수님이 바뀌면 대부분 이런 기자재가 다 바뀌니까. 우리는 그냥 늘 그래 왔었는데‥"

    ◀ 앵커 ▶

    횡성군은 리모델링에 집기 모두 새로 산 것 같고, 가평군은 마찬가지인데 전임 군수가 쓰던 멀쩡한 집기들이 창고에서 버려둔 거 같네요.

    이거 다 주민 세금으로 사고, 고치고 하는 거 아닙니까.

    ◀ 남재현/기자 ▶

    네, 그렇죠.

    적게는 수천만 원 부터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쓴 곳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지난 두 달동안 전국 지자체 243곳의 정보공개청구를 일일이 해서 쓴 예산을 받아서 꼼꼼히 분석해 봤는데요.

    예산을 가장 많이 쓴 상위 10곳도 뽑아 봤습니다.

    경기도 성남시로 1억 9천만 원으로 1위였습니다.

    다음으로 강원도 횡성군, 서울시 도봉구, 동작구 등이 1억 원 이상이었고요.

    충북 증평, 경기 광주 같은 곳이 뒤를 이었습니다.

    ◀ 앵커 ▶

    전 그런데 이 보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게 도대체 멀쩡한 집무실은 왜 이전을 하고 집기들은 왜 또 사나였거든요.

    ◀ 남재현/기자 ▶

    저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데요.

    제가 2-3주 정도 각 지역을 돌면서 취재한 이야기를 좀 전해드리면 이유는 정말 다양했습니다.

    시장이나 구청장, 군수 1호 공약 공약이다.

    오래돼서 낡았다서 고치고 새로 샀다.

    그런데 화면으로 보셔서 알겠지만 사실 전임 단체장이 쓰던 멀쩡한 집무실, 집기들이 많았거든요.

    또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지자체장이 바뀌었으니 늘 하던 대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잘못된 관행이 가장 큰 낭비요소인 셈입니다.

    특히 현직 한 시장 비서실장은 누군지 말은 못해도 풍수를 보고나 수맥을 보고 집무실 위치나 책상 위치를 바꾸는 단체장이 있다고 귀띔을 해 줬습니다.

    ◀ 앵커 ▶

    참 이유도 다양하네요.

    그런데 이번 취재는 어떻게 시작이 된 건가요?

    ◀ 남재현/기자 ▶

    네 지난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뒤 민선 8기가 출범을 했자나요.

    이 때 전국 243개 단체장 가운데 166 곳의 단체장이 바뀌었거든요.

    역대급 교체였는데요.

    오로지 민심만 바라보겠다며 새출발을 다짐했는데, 이 약속 잘 지켜지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단체장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한 일이 뭔지 봤더니, 다름 아닌 집무실 공사였는데요.

    166 곳 가운데 10곳 중 8건꼴, 79%가 새출발을 집무실 공사부터 한 걸 보면 유권자인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을 할 지 저도 궁금합니다.

    ◀ 앵커 ▶

    그런데 이건 함부로 새로 사지 못하게, 그리고 쓰던 물건 방치하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는 건가요?

    ◀ 남재현/기자 ▶

    현재 집무실은 지자체 규모에 99제곱미터부터 165제곱미터까지 면적 규제만 있는데요.

    집기 구매는 내용연수, 그러니까. 소파는 8년, 책상은 9년처럼 사용 기한만 정해놓고 있습니다.

    무얼 사든, 얼마를 쓰든 그건 각 지자체 재량인데요.

    그래서 지방의회의 결산과 감사로 견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게 여의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집무실 예산 사용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남재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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