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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고 던지고‥어느 회장님의 '갑질'

발로 차고 던지고‥어느 회장님의 '갑질'
입력 2022-10-04 06:43 | 수정 2022-10-0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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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중견기업 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서슴지 않고, 비서에게 가족 일은 물론 내연녀 심부름까지 수시로 시킨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계열사 6곳과 주유소 14곳, 난방기지 3곳 등을 운영하는 에너지 기업입니다

    이 기업이 운영하는 한 주유소의 CCTV.

    한 남성이 자신의 앞으로 달려온 직원들의 정강이를 잇따라 걷어찹니다.

    잘 맞지 않자 한 번 더 찹니다.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해졌는데, 직원들은 맞으면서도 머리를 숙입니다.

    지난 8월, 이번엔 사무실 내부.

    같은 남성이 직원들의 보고를 들으며 음료를 마시는가 싶더니 갑자기 컵을 내던집니다.

    액체와 깨진 컵 조각들이 사방에 흩어졌습니다.

    책상 위에 있던 집기를 직원에게 던져 맞히는 모습도 잡혔습니다.

    영상 속 남성은 이 기업의 회장인 52세 최모 씨입니다.

    [업체 직원]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사람은 직원을 사람이라 생각 안 해요, 무조건 쥐어짜버리면 된다, 개·돼지 취급하는 거예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최 회장을 수행했던 전직 비서 김모 씨.

    그가 휴대전화에 저장한 업무내용에는 사적 심부름 내역이 수두룩히 적혀 있습니다.

    회장의 개인차량 신규 계약 진행은 물론, '사모'와 '딸'의 차량이 적혀 있고 내부세차를 챙겨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김 모 씨/전 수행비서]
    "본인 차량, 사모님 차량, 딸 차량, 거기다가 세컨으로 있는 차량까지 제가 관리를 다 해야 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회장 부인이 보낸 문자를 보면, '이번 달에 실내 세차가 안 된 것 같다'며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사모님 골프 가방을 회장님 차에 싣겠다', '임시 운전자보험을 가입했다'는 등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해야 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그 다음.

    최 회장에겐 3명의 내연녀가 있었는데 그들과 관련한 심부름까지 해야 했던 겁니다.

    최 회장은 김 씨에게 내연녀의 집 계약 문제를 도우라면서 돌아볼 아파트 목록을 보내줬습니다.

    심지어 가전제품은 뭘 사라는 것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김 씨는 회장의 내연녀에게까지 '픽업하러 갈 때 연락하겠다', '몇시까지 가겠다'고 수시로 메시지를 보내야 했습니다.

    내연녀와 함께 먹을 음식을 사오라는 지시도 받았습니다.

    [최 회장 (8월 초 통화녹취)]
    "햄버거 좀 괜찮은 거, 우리는 하나로 나눠먹을테니 O과장도 하나 사 먹어. 콜라하고 음료수하고 감튀(감자튀김)도 사야 돼."

    내연녀의 집 앞에서 회장을 기다리다가 시간이 늦으면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온갖 사적 심부름까지 도맡다 보니 김 씨는 주당 80시간 넘게 일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김 씨는 최 회장이 코로나에 걸리고도 격리를 거부하며 출퇴근하고 자신에게 운전을 강제하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달 월급이 한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급액 222만 원에 공제액 222만 원, 회사 측은 명목을 알 수 없는 '그외 공제'를 154만 원이나 적었습니다.

    '신뢰와 감사, 자선을 통해 조직원들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이 업체.

    최 회장의 각종 갑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업체 측은 회장과 직원 개인 간 일이라며 해명을 거절했습니다.

    최 회장은 만나려고 대기하던 취재팀을 피해 저녁 늦게 잠겨있던 출입문을 통해 나왔고, 이후 해명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회사 측에 김 씨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라고 지시하고, 부당노동행위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구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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