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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현실은 상영금지‥'애국 영화' 봇물

비참한 현실은 상영금지‥'애국 영화' 봇물
입력 2022-10-04 06:47 | 수정 2022-10-0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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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중국에서 가난한 농촌 총각과 장애인 여성이 가정을 꾸리는 영화가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발표를 앞두고, 이 영화가 돌연 극장에서 내려왔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베이징에서 조희형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중국 간쑤성의 시골 농촌 마을.

    가진 것이라곤 당나귀 한 마리뿐인 가난한 노총각이 하반신 장애를 가진 여성을 아내로 맞습니다.

    신부 동의 없이 우리 돈 4만 원에 성사된 결혼, 사실상 인신매매나 다름없지만 세상의 멸시 속에 둘 사이엔 애정이 싹틉니다.

    [구이잉/여주인공]
    "당신은 결혼하기에 좋은 사람 같아요."

    부부는 손수 흙집을 지어 살지만, 아내의 병세는 악화되고 결국 사망합니다.

    중국 농민의 고단한 삶을 현실적으로 담은 영화 <인루천옌>은 지난 7월 중국에서 개봉된 이후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영화관 상영이 중단됐습니다.

    동시 개봉했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예고편만 남아있을 뿐, 더이상 영화를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영화에는 농촌의 지독한 가난.

    '지참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주고 여성을 사오는 관습

    개발이란 이름으로 집이 철거돼 흙바닥에 나앉게 되는 현실이 표현돼 있습니다.

    다음 달 시진핑 주석 3연임을 발표를 앞두고 빈곤 퇴치를 주요 업적으로 삼는 공산당은 영화를 내려 현실을 가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한 중국 매체에는 "중국 농촌은 영화에서처럼 끔찍하지 않다"며 "개별적인 현상을 예술로 표현해선 안 된다"는 기고문이 실렸습니다.

    당 대회를 앞두고 영화관은 또다시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아프리카 리비아 내전에서 중국 외교관들이 끝까지 남아 자국 교민들을 철수시킨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리귀도>는 개봉 사흘 만에 4억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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